국회 최저임금법 개정안 본격심의 
 78건 중 26건이 최임위 구조 개편 
 14건은 ‘국회 추천권 강화’ 담겨 

임서정(왼쪽)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달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등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확정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최저임금 결정에 입김을 강화하려는 국회의 움직임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8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최저임금법 개정안 심의에 들어갔다. 관련 법안만 78건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회에 발의된 최저임금법 개정안(78건)중 3분의1(26개)이 최임위 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이다. 산업 혹은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나 결정기준 개편을 담은 개정안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다. 최임위 구조를 개편하는 법안 26건 중 14건이 국회의 공익위원 추천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우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당정협의안으로 공익위원 7명의 추천권을 정부(3명)와 국회(4명)가 나눠 갖도록 하고 있다. 노사갈등으로 최임위가 파행을 빚을 때마다 사실상 정부추천 공익위원들의 제안에 따라 최임을 결정한 결과 최임액수가 정부 의지에 좌우됐다는 비판을 의식해 개정한 법안이다.

하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상당수는 국회의 최임위 영향력을 신창현 의원안보다 더욱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공익위원을 국회가 모두 추천(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안,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 △국회가 최임을 최종결정(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안 등) 하는 등의 내용이다.

환노위의 김학용 위원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 등을 존중하되 100% 얽매일 이유가 없다”며 국회의 최임위 영향력 강화를 내용으로 한 법안을 적극적으로 심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익위원 전원을 국회가 추천하는 법안을 발의한 임이자 의원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국회에서 어렵게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는데, 최임위가 전격적으로 2019년 최저임금 인상폭을 높였다. 국회를 능멸한 결정”이라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임위 공익위원 추천에 국회가 강력하게 개입하는 방안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 교수는 “최저임금은 전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결정 과정의 민주적 정당성이 중요하다”며 “선출된 권력인 국회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독립된 기구(최임위)를 만들면 노사 등 국민들이 그 결과물(최저임금)을 더 인정하고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노사 대표들과 정부가 최저임금안을 검토하고 최종 결정을 국회가 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반면 국회 입김이 커지면 자칫 최저임금 결정이 여론에 좌우되면서 매년 들쑥날쑥하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위원회의 노사정 대표들보다 국회가 여론동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최저임금제도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객관적 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정치적 결정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 개정안을 검토한 박정용 국회 입법조사관은 “최저임금안이 첨예한 쟁점이 돼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저소득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개입 강화안에 대해 노동계는 ‘불순한 의도’라며 평가절하했다. 이정호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이는 결국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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