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실태조사… 부당사용 의혹 대통령비서실엔 ‘문제 없음’ 결론
최성호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기획재정부, 대통령비서실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업무추진비 집행실태 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 11개 정부기관에서 사용된 업무추진비 내역을 조사한 결과 감사대상 중 약 9%가 집행지침을 어기고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13일 감사원이 밝혔다. 다만 지난해 국정감사를 계기로 제기된 청와대의 업추비 사적 사용 의혹에 대해 감사원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감사원은 이날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처를 비롯한 11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추진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기관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사용한 업추비 27만여건 가운데 휴일 및 심야 시간에 사용됐거나 제한업종에서 또는 건당 50만원 이상 집행된 1만 9,679건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764건(8.9%)이 부당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집행 사례 중 공무원이 의도적으로 사적 용도로 업추비를 사용한 경우는 8건이었다. 행정안전부 직원 A씨는 2017년 9월과 지난해 10월 사이 업추비로 292만원 상당의 커피숍 상품권 등을 구입했으며, 또 다른 행안부 직원 B씨는 2017년 11월 심야시간에 업추비 사용이 제한되는 단란주점에서 25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이들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처분인 징계를 요구했다. 그 밖에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업무와 관련됐으나 업추비 목적과는 맞지 않는 항목에 2억1,600만여원을 지출한 경우, 기재부 등이 약 1억 8,300만원을 건당 50만원 미만으로 ‘쪼개기’ 결제해 증빙서류를 미제출한 경우 등에 관해선 해당 기관에 주의 요구가 전달됐다.

이번 감사의 최대 쟁점이었던 대통령비서실의 업추비 오용 의혹에 대해선 대부분 집행 경위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앞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정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상 청와대 업추비 사용 내역을 확보해 부당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이 업추비를 휴일ㆍ심야에 이용(2,461건)하거나 고급 일식당(43건ㆍ2,800만원), 백화점(698건ㆍ9,283만원) 등에서 사용한 이력 중 사적 용도로 집행된 경우는 없었다. 대통령비서실이 냉온수기용 식수 구입에 사용한 869만원, 대통령경호처가 평창동계올림픽 숙박비로 지출한 136만원은 업무적합성이 인정됐지만 전용 절차를 거치지 않아 주의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감사의 한계도 분명해 향후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대통령비서실이 고급 일식당에서 1인당 1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사용했지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 위반 여부는 감사청구 요지가 아닌 탓에 조사되지 않았다. 업추비가 집행된 27만 1,522건 중 전수조사 대상이 1만9,679건으로 좁혀진 데다, 카드사와 정부재정시스템 간의 호응 문제로 사용 업종 파악이 어려워진 경우가 수천 건에 달해 일부 부실집행 사례를 포착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인력과 기간 상 감사 대상을 정하는 데 있어 제약이 있었다”며 “하지만 전체 지침 위반 건수에 비해 질적인 면에서 공무원들의 도덕성을 지적할 만한 점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