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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남아 ‘어글리 코리안’ 전면 조사로 제2의 SKB 사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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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남아 ‘어글리 코리안’ 전면 조사로 제2의 SKB 사태 막아야

입력
2019.03.1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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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국 봉제기업 ㈜에스카베(SKB) 한국인 기업주의 임금체불 ‘야반도주’ 사건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SKB 야반도주 사건은 기업 대표 김모씨가 지난해 10월 직원 3,000여명의 체불임금 60억 루피아(4억8,000만원) 등 900억 루피아(약 72억원)를 챙겨 잠적한 일이다. 한국일보가 지난 7일부터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가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연속 보도하면서 국내 주요 언론들도 앞다퉈 보도하며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다.

현지 근로자 체불임금 4억8,000만원은 국내외의 유사 사례에 비해 큰 액수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자칫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 투자ㆍ교역 국가 전반에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 이미지를 확산시킴으로써 우리의 수출ㆍ투자 다변화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떠나기 앞서 조국 민정수석에게 “인도네시아 당국과 수사 및 형사사법 공조, 범죄인 인도 등 대응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조하라”고 지시한 이유다.

사실 1990년대 이래 국내 노동집약형 제조업의 동남아 투자가 상시화하면서 SKB식과 같은 한인 기업주의 ‘먹튀’는 일상화한 지 오래다. 현지 SKB 직원들에 따르면 한인 기업주의 SKB식 야반도주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만 4건이 발생했다. 먹튀뿐 아니다. 2012년엔 국내 대기업 하청 현지 한인업체들이 지역 폭력배와 결탁해 노조 간부들을 폭행했다. 임금체불 노동탄압 폭행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에 치중된 투자와 교역을 동남아로 다변화함으로써 성장의 외연을 확장하자는 게 신남방정책의 취지다. 하지만 앞서 진출한 일본 중국과 경쟁하려면 무엇보다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그러려면 차제에 해외투자 한국 기업의 비리나 갑질, 현지 한국인 범죄 등에 대한 전반적 실태와 구조를 파악하고 국가신뢰 제고 차원에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SKB 먹튀 사건도 당장 현지 근로자들이 겪는 당장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매듭지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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