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어린이 나오면 댓글 차단' 유튜브, 기준이 뭘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어린이 나오면 댓글 차단' 유튜브, 기준이 뭘까

입력
2019.03.06 04:40
수정
2019.03.06 09:13
24면
0 0
댓글로 더 유명해진 어린이 유튜버 '띠예'의 영상이 유튜브 측의 조치에 따라 최근 댓글을 달 수 없게 됐다. 유튜브 캡처
댓글로 더 유명해진 어린이 유튜버 '띠예'의 영상이 유튜브 측의 조치에 따라 최근 댓글을 달 수 없게 됐다. 유튜브 캡처

구독자 87만명을 거느린 어린이 유튜버 ‘띠예’는 귀여운 말투와 채소, 쿠키 등을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도 유명하지만, 열정적으로 댓글을 다는 팬 ‘달콤이들’ 덕분에 더 유명해졌다. “이가 썩으니 콜라를 많이 먹지 말라”는 띠예의 말에 ‘이미 임플란트라 괜찮다’고 답하거나, 자신의 본명을 ‘지예’라고 밝힌 띠예에게 ‘이모는 회사에서 노예야’라고 재미있게 자조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제 띠예의 영상에서 팬들의 ‘댓글 올림픽’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근 유튜브가 13세 미만 아동이 등장하는 콘텐츠에는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려 “앞으로 몇 달 동안 어린 미성년자(만 13세 미만)가 등장하는 동영상과 부정적인 댓글을 유발할 수 있는 청소년(만 18세 미만) 동영상에는 댓글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튜브 내부 검토로 검증된 크리에이터들은 계속 댓글창을 남겨둘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 측은 “유튜브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필터 기능 보다 적극적으로 미성년자에 대한 댓글을 관리하는 채널에만 댓글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이런 조치를 내린 이유는 어린이들을 향한 악성 댓글이나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콘텐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AT&Tㆍ디즈니ㆍ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들은 유튜브가 어린이 보호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구글에서의 광고를 철회했다.

그러나 명확하지 않은 기준과 필터링 방법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계적인 필터링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13세 미만임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어린이라도 외모나 목소리에 따라 필터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구글 관계자는 “(필터링) 방식이나 기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측이 '어린이가 등장하는 동영상은 댓글을 차단한다'는 조치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만화가 주호민의 유튜브 동영상에도 댓글창이 차단됐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측이 '어린이가 등장하는 동영상은 댓글을 차단한다'는 조치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만화가 주호민의 유튜브 동영상에도 댓글창이 차단됐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용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소통 창구가 단절되는 문제도 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반모(반말모드)’ ‘임구(이미 구독했음)’ ‘구취(구독 취소)’ 등의 줄임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유튜브가 생활의 기반이 된 상황이다. 그러나 유튜브 측은 댓글 허용 예외 대상을 ‘소수 크리에이터’라고만 명시해 수십 만개에 달하는 개인 채널은 허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제각각인 기준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5일 현재 구독자가 948만명인 ‘보람튜브 토이리뷰’의 경우 전체 동영상 댓글이 차단돼 있지만, ‘어썸하은’이나 ‘마이린’ 등의 채널에는 아직 댓글을 쓸 수 있다. 춤 동영상을 주로 올리는 어썸하은을 제외하면 이들이 업로드하는 콘텐츠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지난 2일에는 만화가 주호민씨의 동영상 전체에 댓글 기능이 막히는 등 엉뚱한 피해자도 발생했다. “주 작가의 외모를 AI가 아기로 인식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튜브 측은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자세한 기준과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