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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노이 회담 준비 착착.. 北은 김정은 숙소 못 정한 듯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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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노이 회담 준비 착착.. 北은 김정은 숙소 못 정한 듯 갈팡질팡

입력
2019.02.22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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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숙소 JW메리어트 유력… 북 실무팀은 국제컨벤션센터 등 돌아봐

20일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찾은 미국측 실무진들이 현장 점검을 마치고 공항VIP 게이트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찾은 미국측 실무진들이 현장 점검을 마치고 공항VIP 게이트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담을 준비하는 미국과 북한 실무진이 확연히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산 제약을 받지 않는 듯 미국 실무진은 물량공세로 주요 숙소 및 일정을 신속하게 확정하는 반면, 북한은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두 나라의 뚜렷한 국력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대비 베트남 하노이의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숙소는 일찌감치 JW매리엇 호텔로 확정된 분위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전 총괄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이 16일 회담 개최도시인 하노이 입성 이후 JW매리엇 호텔 근처로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북한은 자신들이 희망하던 하노이로 개최도시를 얻어내는 대신, 의전 경호 등에 있어 최고의 호텔로 꼽히는 JW매리엇 호텔은 양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이 선호하던 관광도시 다낭이 아닌 수도에서 회담하게 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 전후 예상되는 국빈방문 행사에서 보다 유리하게 됐다.

미국은 지난 20일에는 대형 수송기(C17) 2대를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착륙시켰다. 현지 매체들은 ‘일본 미군기지를 경유해 북미정상회담에 필요한 물자를 싣고 왔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미국은 정상회담 전후 수행원, 경호, 의전 관련 인력들이 이용할 렌터카 수백 대를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을 위한 각종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일행이 21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하노이의 뒤 파르크 방문을 마친 뒤 숙소인 정부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일행이 21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하노이의 뒤 파르크 방문을 마친 뒤 숙소인 정부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북한은 21일에도 김 위원장이 묵을 숙소를 정하지 못한 듯 김 부장 일행이 시내 주요 곳을 돌아봤다. 특히 당초 유력했던 국립컨벤션센터(NCC)가 회담장 후보에서 탈락하면서 북한 실무진이 최신 시설의 NCC가 세워지기 이전 비슷한 역할을 했던 바딘광장 인근의 국제컨벤션센터(ICC)를 찾는 장면도 목격됐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하노이를 고집한 북한이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정상회담장, 정상 숙소를 놓고 벌어지는 북한 측의 움직임은 부족한 인프라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수준의 인프라를 자랑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해 1차 회담 당시 회담 8일 전에 ‘특별행정구역’ 지정으로 회담장, 숙소의 윤곽을 차례로 잡겠다고 예고, 비교적 안정적인 행사 준비를 해나갔다.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장은 1901년 지어진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이 유력해 보인다. 하노이 최초의 근대식 호텔로 프랑스 식민지 때 지어졌지만 베트남 전쟁, 통일 등 한 세기 동안의 베트남 근현대사가 압축돼 있다. 호텔 관계자는 “베트남의 근대사 박물관과도 같은 호텔”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도 정상회담 준비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게 준비회담 상황을 우호적으로 전달해주던 현지 관계자 대부분이 갑자기 접촉을 끊은 상태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19일 열린 점검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행사 준비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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