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새 수장인 권봉석(사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사장)이 5세대(5G) 통신 시장을 재도약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했다. LG의 첫 5G폰은 접히는 폴더블폰 대신 ‘듀얼 디스플레이폰’으로 정했고, 올해부터 V시리즈를 5G폰 특화 브랜드로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4G 프리미엄폰은 G시리즈로 이어간다.
권봉석 MC사업본부장은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LG전자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할 때 기회를 놓쳤고, 3G에서 4G로 전환될 때는 다시 시장 지위를 높였던 기억이 있다”며 “최근 수년간 과도한 기술 혁신을 시도하다 신뢰를 잃었지만, 5G 전환기에는 가장 완성도가 높은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올 초 공개했던 돌돌 말리는 TV ‘롤러블TV’를 언급하며 “LG는 이미 폴더블보다 한 단계 진화한 롤러블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며 “폴더블 방식도 검토했지만 아직까지 사용자경험(UX)이 준비돼 있지 않아 시기상조라고 판단, 화면 2개로 5G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듀얼디스플레이를 택했다”고 밝혔다.
듀얼디스플레이는 블록을 조립하듯 전면 디스플레이 외에 또 다른 디스플레이를 휴대폰 뒤쪽에 끼워서 쓰는 방식이 유력하다. 뒷면을 덮는 커버형 액세서리를 활용해 필요할 때 펼쳐서 앞 화면과 연결해 쓰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권 본부장은 “듀얼디스플레이를 가리키는 별도의 브랜드 이름은 없다”며 “V50씽큐 5G와 듀얼디스플레이는 동시에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또는 통신사의 판단에 따라 2개의 화면을 필요로 한다면 듀얼디스플레이 버전을 고를 수 있도록 시장에 맡긴다는 뜻이다.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등장하는 스마트폰은 ‘V50씽큐 5G’와 ‘G8씽큐’다. LG전자는 그 동안 상반기 G시리즈, 하반기 V시리즈를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를 이원화해 5G와 4G폰으로 구분해 출시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5G 서비스가 시작되는 한국과 북미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 호주 시장에 V50씽큐 5G를 판매할 계획이다. 4G 시장은 G8씽큐로 대응한다. G8씽큐에는 3차원(3D) 카메라 센서가 탑재돼 있다. 권 본부장은 “지금까지 카메라는 지문, 얼굴, 홍채 등 눈에 보이는 것을 인식했지만 G8씽큐 카메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숨어 있는 신체적 특성을 인식해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적 관점에서 보면 5G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4G 시장도 5G에 대한 대기 수요 때문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LG 스마트폰 매출이 아주 크게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만약 5G 시장이 빠르게 형성된다면 LG전자는 보급형 5G 스마트폰도 조기에 내놓을 수 있도록 기술 혁신, 원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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