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리그 도르트문트 상대 후반 2분 전세 역전 선제골… 영국언론 등 환호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4경기 연속 득점을 이어간 손흥민(27ㆍ토트넘)을 두고 외신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레전드(전설)’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그의 시장가치도 날로 뛰어오르고 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오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득점은 결승골로 이어졌고, 첫 판서 3-0 대승을 거두면서 8강행에 성큼 다가섰다. ‘꿀벌군단’ 도르트문트 사냥에 능한 손흥민에게 붙은 ‘양봉업자’란 별명이 또 한 번 빛난 경기였다. 전반 45분 동안 꽉 막힌 공격력을 보인 토트넘은 후반 시작 직후 터진 손흥민의 득점으로 경기 실마리를 풀었다. 이날 득점으로 최근 4경기 연속 득점을 터뜨린 손흥민은 시즌 16호(리그 11호)골을 기록했고, 도르트문트를 상대한 11경기에선 총 9골째를 터뜨리며 또 한 번 ‘천적’임을 입증했다. 또 자신이 이번 시즌 득점한 13경기에서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손흥민 골=토트넘 승리’란 공식도 이어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7)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이 다음에 골을 넣으면 나는 곧장 드레싱룸으로 가서 샤워를 먼저하고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리겠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토트넘이 이긴다는 공식을 유쾌하게 설명한 것이다
절정의 득점감각을 보이는 손흥민에 대한 외신과 해외 팬들의 평가는 뜨겁다.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데다 팀의 핵심 공격 자원인 해리 케인(26ㆍ영국)과 델레 알리(23ㆍ영국)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만들어낸 성과라 칭찬 릴레이가 이어진다. 영국 공영채널 BBC는 손흥민을 두고 “유럽 최고 선수 가운데 하나이며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평가하면서 “이보다 환상적인 아시아 선수를 본 적이 있느냐”고 감탄했고, 인터넷판 문자중계를 통해선 손흥민 이름 앞에 ‘레전드’란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토트넘의 레전드도 손흥민의 기량을 치켜세웠다. 토트넘에서 12년(1992~2004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대런 앤더튼(47)은 최근 미러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90분 내내 처음처럼 격렬하게 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처음 왔을 땐 종종 마지막 순간에 공을 날려버리기도 했지만 점차 발전했고, 지금은 110%의 능력치를 보인다”라며 자신과 손흥민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엔 “손흥민은 나보다 더 날카롭다”며 “비슷한 점을 못 찾겠다”고 했다.
비록 한 팀의 ‘레전드’로 평가 되기엔 같이 뛰는 크리스티안 에릭센(27ㆍ덴마크), 해리 케인과 비교해 근속년수나 기록 등에서 다소 뒤처지지만, 앞선 세대에서 레전드로 불린 로비 킨(39ㆍ아일랜드)의 선수시절 행보와 비교해보면 손흥민의 활약은 그리 부족하지만은 않다. 로비킨은 2002~2008년 6시즌 연속 뛰면서 매년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했는데, 현재 손흥민의 추세라면 2, 3년뒤 대등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