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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눈과 발이 된 장애학생… 교사 임용 시험 나란히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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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눈과 발이 된 장애학생… 교사 임용 시험 나란히 합격

입력
2019.02.13 15:21
수정
2019.02.13 20:5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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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특수교육과 김하은ㆍ설진희씨

지팡이를 짚은 김하은 학생과 휠체어를 탄 설진희 학생이 함께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대구대 제공
지팡이를 짚은 김하은 학생과 휠체어를 탄 설진희 학생이 함께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대구대 제공

“둘이 같이 합격하니 기쁨이 두 배입니다. 서로 함께 했던 시간이 합격의 비결이에요.”

대구대 특수교육과 동기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인 두 장애학생이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 공립교사 임용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15학번인 김하은(22) 설진희(26) 학생은 최근 발표된 ‘2019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각각 서울과 울산지역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2일 졸업식에서 총장 모범상도 받는다.

김씨는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선천성 시각장애 1급이고, 하반신 마비인 설씨는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힘든 지체장애 1급이다. 두 학생의 인연은 신입생 입학식 때 옆자리에 앉으면서 시작됐다. 1학년때는 같은 기숙사 옆방에 살았고, 2학년 2학기부터는 아예 같은 방을 사용했다.

이들은 2년 넘게 기숙사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서로의 눈과 발이 됐다. 설씨는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그림이나 도표를 설명해 줬고, 김씨는 손에 닿지 않는 물건을 가져다 줬다. 사범대 특성상 같은 수업을 많이 들은 이들은 과제와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김씨는 “비장애학생과 같이 지내면 도움받는 경우가 많아 미안해질 때가 있는데 진희 언니와는 서로 부담없이 지내다 보니 마음까지 터놓게 됐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과 학내 동아리 활동도 함께 했다. 설씨는 “과 친구들이 우리를 ‘엄마와 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하은이가 잘 따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자취를 같이 하면서 2차 면접시험을 준비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용기를 북돋았다. 설씨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을 함께 고민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고 김씨는 “서울과 울산에서 사회의 첫 발을 내딛겠지만 마음 속 발걸음은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하은(오른쪽) 학생과 설진희 학생이 지난해 여름 대구대 기숙사 옆 공원에서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대 제공
김하은(오른쪽) 학생과 설진희 학생이 지난해 여름 대구대 기숙사 옆 공원에서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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