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거주하는 전월세 세입자는 매달 평균 68만원을 웃도는 주거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비를 더하면 월 지출액이 80만원에 달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려면 주거비만 월 90만원 이상이 필요했다.
11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교통비용을 고려한 주거부담 수준 측정’(집필 박미선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임차가구의 주거비는 월 평균 68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시가 76만9,000원으로 가장 높고,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91만7,000원으로 주거비 부담이 가장 컸다. 교통비는 월 평균 11만7,000원으로, 인천(12만4,000원) 거주자의 부담이 가장 컸다. 이번 조사에서 주거비는 2016~2017년 전월세 실거래 전수 자료를, 교통비는 2016년 가구통행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전월세 가격만 고려할 경우의 월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RIR)은 수도권 평균 19.6%이고, 서울은 21.7%로 가장 높았다. 여기에 교통비를 더한 주거교통부담수준은 수도권 평균 23.3%이었고, 지역별로는 서울 25.3%, 인천 22.3%, 경기 21.7% 순이었다. RIR이 30% 미만이지만 교통비를 고려한 주거교통부담수준은 30%를 상회하는 곳은 인천 율목동과 용유동, 경기 수원 광교1동과 매탄2동 등이었다.
주거ㆍ교통비 부담은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일수록 더 커졌다. 중하위 소득(300만 원 이하) 계층의 주거교통부담수준은 서울은 31.2%, 경기는 30.0%였다. 한달 번 돈의 30% 이상을 전월세와 교통비로만 부담한다는 뜻이다.
박미선 연구위원은 “교통비를 고려한 주거비 부담자료를 신도시 및 대단위 주택공급과 대규모 교통사업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포함시켜 지역 여건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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