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자신을 겨냥한 정부의 체육계 개선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울러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하고, 사퇴 거부 입장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회장은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방안, 전국소년체전 폐지 등 지난달 2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에 대해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회장은 “소년체전 폐지나 KOC 분리는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며 “KOC를 지금까지 붙였다가 떼었다가 하지 않았나. 논의가 필요하다면 공론의 장을 만들고 그 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모 의원이 방송에 나오더니 대한체육회장을 사퇴시키기 위해 KOC를 분리해야 한다는 말을 하더라. 그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도쿄 올림픽 단일팀을 논의하고 있다. 2032년 남ㆍ북 올림픽 공동 유치에 도전하는 마당에 KOC 분리하자는 얘기는 앞 뒤가 안 맞는다. 애들 장난도 아니다.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또 최근 체육계 미투로 번진 엘리트스포츠의 병폐가 합숙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대해 2003년 천안 축구부 화재 사건 등을 나열한 뒤 “그 때 분들은 뭐 했는지 묻고 싶다. 우리도 책임을 느껴야 하나 그 때 그 분들도 자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재범 전 코치를 두둔했다고 알려진 의혹에 대해서도 "평창올림픽 기간 심석희와의 회동 관련 소문을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심석희 측은 이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자신과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을 포함한 삼자 회동에서 조재범 전 코치를 대표팀에 곧 복귀토록 하겠다고 발언한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이회장은 "평창올림픽 기간 심석희가 설사로 고생하고, 그 와중에 스피드 스케이팅의 김보름과 노선영이 불협화음을 낸다는 소식도 접해 당시 유행하던 노로바이러스에 선수들이 감염됐는지 확인하고자 새벽에 평창선수촌을 방문해 빙상대표팀을 모두 모았다"고 말한 뒤 “그 자리에서 심석희와 김보름에게 "코치와의 갈등, 선수 간의 갈등이 있지만, 일단은 올림픽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라"고 했다며 "모든 건 제 자리로 돌아온다. 사필귀정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모든 건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발언을 심석희 측이 조 전 코치의 복귀로 오해했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작심하고 나온 그는 사퇴 압박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이 회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무책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게 내 의무"라며 사퇴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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