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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김혜윤 “예서 연기, 목소리 안 나올 정도로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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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김혜윤 “예서 연기, 목소리 안 나올 정도로 힘들어”

입력
2019.02.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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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서 지고지순한 북한 여인... 광기 어린 반전

“예서로 수험생 간절함 보여주고 싶었어요”

200대 1 경쟁률 뚫고… “처음엔 혜나 역이 맞는 줄 알았는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 되겠다는 똑순이

1일 종방한 JTBC 드라마 'SKY캐슬' 속 표독한 예서는 없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김혜윤은 웃음이 넘쳤다. "어머, 반가워요!" 김혜윤과 성뿐 아니라 이름까지 같은 인턴기자가 사진 촬영을 위해 인사하자 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김혜윤 인턴기자
1일 종방한 JTBC 드라마 'SKY캐슬' 속 표독한 예서는 없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김혜윤은 웃음이 넘쳤다. "어머, 반가워요!" 김혜윤과 성뿐 아니라 이름까지 같은 인턴기자가 사진 촬영을 위해 인사하자 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김혜윤 인턴기자

“서울의대 못 가면 엄마가 책임질 거야? 책임질 거냐고!” 독기어린 말에 담긴 소녀의 명문대 입학 욕망은 용광로보다 뜨겁다. 서울대 의대 합격에 걸림돌이 된다면 부모도 등질 기세다. 그에게 같은 반에서 1등을 다투는 친구는 경쟁을 위한 “학습 도구일 뿐”이다.

종합편성(종편)채널 JTBC 화제의 드라마 ‘SKY캐슬’에서 예서는 기성세대가 세운 ‘학벌 지상주의’에 갇힌 청소년의 섬뜩함을 보여줬다. 광기 어린 캐릭터를 잘 이끌어 극에 몰입을 도운 주인공은 배우 김혜윤(23). 1일 드라마 종방에 앞서 같은 날 서울 중구 한국일보를 찾은 그는 “꿈을 갖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마음에 지닐 간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JTBC 드라마 'SKY캐슬' 속 김혜윤의 모습. JTBC제공
JTBC 드라마 'SKY캐슬' 속 김혜윤의 모습. JTBC제공

학벌로 권력의 피라미드 끝에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예서로 살며 김혜윤은 카메라 앞에서 잇단 위기를 맞았다. 감정적으로 탈진해 촬영 중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와 촬영에 애를 먹기도 했다. 아버지인 준상(정준호)이 결혼 전 낳은 딸이 앙숙인 혜나(김보라)라는 걸 알고 경악해 “완전 콩가루 집안이잖아”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찍는 촬영에서다. 김혜윤은 “그날 혜나에 뺨을 맞는 장면을 찍고 엄마 서진(염정아)이랑 다투는 장면을 연이어 찍으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만큼 배역에 애정도 컸다. 김혜윤은 예서 집에서 부모였던 정준호 염정아, 할머니로 나온 정애리와 단체로 가족사진을 찍은 뒤 울컥했다. 3대째 의사 가문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된 할머니를 향해 “서울 의대를 가든지 말든지 이제 내가 결정할 거예요”라고 한 장면을 찍은 뒤였다. 김혜윤은 “예서의 성장기를 보여줘 뿌듯했다”며 의미를 뒀다. 그에게 가장 뜻깊은 장면은 예서가 자퇴를 결심하고 학교 사물함에서 짐을 싸는 모습이었다. 그는 “짐을 정리하는 게 내 손으로 그간 벌인 사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기분이라 만감이 교차했다”고 촬영 뒷얘기를 들려줬다.

김혜윤은 인형 캐릭터인 '마이 멜로디'와 닮은 꼴로 네티즌 사이 화제다. 그 관심을 받아 김혜윤이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끼 모자를 쓰고 사진 촬영에 임했다. 김혜윤 인턴기자
김혜윤은 인형 캐릭터인 '마이 멜로디'와 닮은 꼴로 네티즌 사이 화제다. 그 관심을 받아 김혜윤이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끼 모자를 쓰고 사진 촬영에 임했다. 김혜윤 인턴기자

김혜윤에 예서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지난해 7월 ‘SKY캐슬’ 오디션을 봤을 때도 예서 역을 맡을지 몰랐다. 드라마 속 학생 배역 경쟁률은 200대 1. 김혜윤은 오디션에서 예서와 혜나 역 연기를 함께 했다. 제작진이 두 배역 연기를 같이 주문해서다. 예서가 한 “(입시코디네이터) 김주영 샘 데려오라고”와 혜나가 무능한 교사에게 한 “선생님은 월급 왜 받으세요”란 대사가 김혜윤에 주어졌다. 연기를 본 제작진은 김혜윤을 예서 역에 낙점했다. 김혜윤은 “처음엔 혜나가 나한테 잘 맞는 줄 알았다”며 웃었다.

김혜윤은 2013년 KBS 드라마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했다. 전작들에선 예서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김혜윤은 2014년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문제아 학생을 연기했다. 2년 뒤 방송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선 지고지순한 북한 여성으로 나왔다. 김혜윤은 “고1 때 연기 학원에 다니면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며 “운 좋게 배역을 맡았고 유튜브에서 북한 말 영상 찾아보며 준비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tvN 드라마 '도깨비' 속 김혜윤의 모습.
tvN 드라마 '도깨비' 속 김혜윤의 모습.

‘SKY캐슬’로 김혜윤이 주목받으면서 그가 지난해 찍은 고용노동부 광고 영상도 새삼 화제다. 김혜윤이 직업훈련을 거쳐 취업에 성공한 취업준비생으로 나와서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은 ‘예서가 서울의대 진학에 실패하고 취업준비생이 됐다’며 신기해했다. 김혜윤은 “대학 합격한 뒤 학원에서 찍은 영상으로 이미 친구들한테 놀림을 많이 당해 낯설지 않다”며 웃었다. 김혜윤은 이달 건대 영화예술학과를 졸업한다.

김혜윤은 성실한 학생이었다. 대학에서 성적장학금도 2~3번 받았다. 예서가 공부에 매달렸다면, 김혜윤은 연기에 욕심이 컸다. ‘내 이름은 김삼순’ 같은 드라마에 빠져 중1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고. 김혜윤은 “어려서 드라마를 보면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지더라”며 “배우가 누군가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누군가를 도전하게 만드는 직업인 것 같아 더욱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 좌우명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예요. 요즘엔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을 마음으로 되새김질하고 있고요. 아직 절 다 보여주지 못했어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려고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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