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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광장→일본대사관…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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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광장→일본대사관…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길

입력
2019.01.31 18:21
수정
2019.01.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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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배웅 속에 떠나는 김 할머니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서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서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27년간 일본 정부와 싸워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노제가 1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다.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 서울광장, 광화문광장을 거쳐 1,372번의 수요집회가 열린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민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31일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김 할머니의 발인식은 1일 오전 6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이어 김 할머니는 생전 머물렀던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으로 운구된다. 평화의 우리집은 할머니가 병상에 들기 전 8년여 간을 지낸 마지막 안식처였다.

시민들은 오전 8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김 할머니 노제에 동참할 예정이다. 운구행렬은 김 할머니의 향년에 맞춘 94개의 만장(죽은 사람을 기리는 글귀가 담긴 천이나 종이), 500개의 나비 푯말과 함께 서울광장을 출발한 뒤 광화문광장을 거쳐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으로 향한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외신들도 김 할머니의 별세에 관심을 쏟고 있어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운구행렬은 일본대사관 측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해상 자위대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상대로 위협 비행을 해 한일 양국간 갈등은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중학동 트윈트리타워에 입주해 있는 일본대사관은 경찰에 별도의 경비 강화를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운구행렬이 지나는 동안 교통통제 목적 외에는 별도의 경력을 배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김 할머니의 영결식이 엄수된다. 사실상 김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를 요구하는 마지막 집회다.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증언한 1992년 즈음부터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영결식 이후 김 할머니는 충남 천안시 국립망향의동산에 안치된다. 일제 침략으로 고국을 떠나 망국의 설움을 겪은 해외동포들을 위해 조성된 망향의동산에는 먼저 눈을 감은 51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잠들어 있다.

김 할머니가 별세한 지 4일째인 이날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조문을 했다. 나흘간 김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시민은 800명에 이른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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