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면 한우농가 3마리 양성반응… 이동제한 조치 등 방역당국 비상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28일 발생한 경기 안성의 구제역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처음 발견된 농가에서 10㎞ 정도 떨어진 한우농가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사람과 차량을 통해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방역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는 29일 오전 경기 안성 양성면의 한우농가에서 사육 중인 한우 97마리 중 3마리가 침흘림, 다리절음 등 구제역 증세를 보여 정밀 검사를 시행,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증상을 보인 가축에 대해서만 살처분한 뒤 상황을 지켜보고 추가 살처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해당 농가는 전날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젖소농가로부터 11.4㎞ 떨어진 곳이다. 이번 확인 판정을 받은 농가 입구에는 통제초소가 설치됐으며, 반경 3㎞ 이내에서 우제류 가축(발굽이 2개인 가축)을 사육 중인 농가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양성면 한우 농가 반경 500m 이내에는 소 14개 농가 790마리 등 800여 마리 우제류 가축을 사육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O형’으로 최종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생한 O형 구제역은 국내에서 이미 백신을 접종 중인 유형(O+A형)”이라며 “위기경보 단계는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전날 오후 9시에 발령한 ‘주의’ 단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구제역이 발생한 해당 농가의 젖소 120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 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농장의 반경 500m 이내 농가 9곳(603마리)과 집유 차량이 거쳐 간 농가 23곳을 대상으로 임상 관찰도 실시했다.
방역당국은 29일 오후까지 젖소농가 반경 3㎞ 이내에 있는 축산농가 89곳(4,900마리)을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도 마무리했다.
또 경기 안성시 전체 우제류(소,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44만 마리와 이 지역과 가까운 6개 시·군의 소·돼지 139만 마리도 30일까지 접종을 마치는 가용 인원을 총동원에 방역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제역 상황 점검 및 대책 회의’를 열고 “사흘 뒤부터 설 연휴고, 명절에는 이동이 많다”며 “강력한 초기대응으로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설 연휴에 구제역이 확산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경기도 및 안성시와 인접한 충남, 충북에 이동 중지 조치를 철저히 취하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백신 접종과 선제적 살처분에 협력해 줄 것을 축산 농가에 부탁했다. 이어 “지난해 우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을 전례 없이 성공적으로 막았고 작년 봄 이후에는 AI도 구제역도 전혀 없었다”며 “이런 성공의 경험이 이번 구제역에서도 재현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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