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등은 경영 고전… 기업형 중고서점 진출 지역, 동네서점들 폐업
기업형 중고서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세를 불려 나갔다. 2011년 9월 서울 종로에 1호점을 낸 알라딘 중고서점은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울산 등에 43곳에서 성업 중이다. 예스24는 2016년 개장한 서울 강남 매장을 비롯해 총 6곳에서 중고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라딘은 2017년 102억 원이 넘는 당기 순이익을 냈다. 중고서점 매장을 열기 전인 2010년 당기 순이익이 22억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중고서점이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 서점 관계자는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경영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데 반해, 중고서점을 겸업하는 알라딘의 수익은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알라딘이 웃을수록 영세서점의 불황을 깊어졌다. 중소영세서점상인 단체인 서점조합연합회의 성미희 총괄실장은 “기업형 중고서점이 진출한 대전, 충북 청주에선 반경 30km 이내 서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며 “대형 중고서점이 대학가나 시내 중심에 자리 잡아 동네 서점 골목상권으로 진입하는 길목을 가로 막다 보니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온오프라인 중고서점 실태조사’에서 지역 서점 96곳의 대표들에게 ‘기업형 중고서점이 출판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물은 결과 72.9%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서점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은 67.7%, ‘장기적으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76%였다. 성 실장은 “소비자 입장을 생각하면 중고서점 규제부터 입에 올리기는 조심스럽지만, 기업형 중고서점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김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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