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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돈’ 풀어 지킨 2.7%… 작년 경제성장률 6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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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돈’ 풀어 지킨 2.7%… 작년 경제성장률 6년 만에 최저

입력
2019.01.22 10:46
수정
2019.01.22 22: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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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ㆍ설비 투자 후퇴에도 SOC투자 등 공공지출로 견인

반도체 등 가격 떨어져 수출 하락세에 올해 실적 ‘비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2.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6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다만 우려했던 4분기는 정부 재정 지출에 힘입어 전기 대비 1.0% 성장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 역시 일회성 정부 지출 확대에 기댄 ‘깜짝 실적’인 데다, 그간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성장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 부진이 성장률 발목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7%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 발표된 한은 전망치(2.7%)나 지난달 정부 전망치(2.6~2.7%)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17년 성장률(3.1%)에 비해 0.4%포인트나 낮아졌고,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 이래 8년째 2~3%대에 머물면서 만성적인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민간소비(2.8%), 정부소비(5.6%), 수출(4.0%) 등은 비교적 견실했지만 투자 부문이 특히 부진했다. 건설투자(-4.0%)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13.3%)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고, 설비투자(-1.7%) 역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7.7%)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성장률에 미친 영향을 의미하는 ‘성장 기여도’로는 내수가 2.2%포인트, 순수출이 1.2%포인트를 책임진 반면, 투자는 성장률을 오히려 0.7%포인트 끌어내렸다.

◇4분기 깜짝 성장 배경은

지난해 2, 3분기 연속 0.6%에 머물렀던 분기 성장률(전기 대비)은 4분기 1.0%로 높아졌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0.6%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4분기 깜짝 성장 덕분에, 시장 전망대로였다면 2.6%로 낮아졌을 연간 성장률도 한은 전망치에 부합하는 2.7%를 기록했다.

4분기 성장에는 재정 지출의 역할이 컸다. 통상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부진으로 -2.2% 역성장했지만, 정부소비(3.1%)가 경상지출 확대,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증가 등으로 2010년 1분기(3.4%) 이래 무려 35분기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나며 이를 상쇄했다. 직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던 건설과 설비투자 성장률도 각각 1.2%, 3.8%로 반등했는데, 이 역시 지방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지출(건설투자)이나 군 수송장비 확대(설비투자) 등 공공 지출에 힘입은 바 크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정부 부문의 4분기 성장기여도는 1.2%포인트로 민간(-0.3%포인트)을 크게 앞섰다”며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재정을 통한 경기안정 기능이 발휘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분기의 호실적이 올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수출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주력품목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가격 하락, 미ㆍ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 위축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지난달 -1.2%으로 하락 반전한 데 이어 이달 1~20일엔 -14.6%로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

한은은 오는 24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하는데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종전 전망치인 2.7%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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