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1순위 개최지로 부상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워싱턴 방문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베트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재회 장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아직은 여러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내달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란 외신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베트남이 1순위 개최지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이 설(구정) 연휴인 2월 4~8일 이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계획 자체에 대해선 확인했으나, 구체적 일정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이러한 방문 계획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돼 있는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트남 외교부 역시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계획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보도는 최근 태국 방콕 등과 함께 베트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되던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도 있다면서, 만약 발표한다면 회담 시기와 장소는 “3~4월 베트남 다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설 연휴 이후’는 이와 시기적으로는 다소 떨어져 있긴 해도, 베트남을 유력한 회담 장소로 꼽았다는 점에선 일치한다.
태국보다는 베트남 개최설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까닭은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과 정치적 교류를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도 자국 내 유명 휴양도시인 다낭을 회담 개최지로 희망하고 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아직 결정된 게 없는 상태”라면서도 “미국이 특별히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현재로서는 베트남이 유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회담 장소가 어느 정도 좁혀지고 있는 반면, 시기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의전과 경호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2월 말~3월 초 사이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가운데, 두 정상의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2월 중 개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17~19일) 일정이 끝날 때쯤 미국 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