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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보다 막말러 이미지 손혜원, 미운털 박혀 여론 뭇매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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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보다 막말러 이미지 손혜원, 미운털 박혀 여론 뭇매 자초

입력
2019.01.19 10:00
수정
2019.01.19 13:5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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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카톡방담] 악재 줄이은 여권

서영교는 재판개입 청탁 스캔들, 사법적폐 청산 정부 기조에 악재

송영길은 탈원전 정책 공개 반론… “레임덕보다는 의원 존재감 과시”

손혜원ㆍ서영교 논란 그래픽=박구원 기자
손혜원ㆍ서영교 논란 그래픽=박구원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구역 내 투기 의혹에 대해 진위 논란이 치열하다.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손 의원의 조카나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등 명의로 역사문화공간 내에 있는 건물들이 집중 매입된 게 골자다. 상당수가 문화재로 등록되기 전에 거래됐고 이 지역이 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건물값이 뛰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정쟁의 한복판으로 빨려 들었다. 이뿐 아니라 민주당에선 서영교 의원이 2015년 5월 국회에 파견 나가 있던 부장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지인 아들의 선처를 부탁한 사실이 검찰의 공소내용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을 앞두고 강제추행미수 혐의를 처벌이 가벼운 혐의로 바꿔 달라는 것이었고, 재판 결과 지인의 아들은 징역형보다 낮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잇따른 악재로 여권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여의도 정가 반응을 놓고 본보 국회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이번 사안은 지역을 역사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이나 그 과정에서 재산상 이익을 보는 투기 논란을 비롯해 다양한 논점들이 거론되고 있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여권에선 냉정하게만 봐준다면 손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어렵지 않게 해소될 거라는 반응이 우세합니다. 다만 손 의원이 평소 대중들에게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혀 있어 좀 더 가혹한 여론재판을 받을 것을 우려합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이 미워 죄가 되는 형국이란 겁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 투기 의혹 보도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 투기 의혹 보도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탐구생활(탐구생활)=손 의원 측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보도 이후 지금까지 각종 인터뷰와 자료를 통해 적극 대응 중입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목숨을 걸겠다는 약속에선 결기까지 느껴지더군요. 손 의원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아주 적극적으로 목포 원도심의 낡은 건물을 매입해 이주하도록 독려하고 실제 여러 채 건물을 사들인 것을 놓고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남았죠. 측근들과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인지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한 것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드러난 정황만 보면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매일 혼술(혼술)=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건만, 아무리 문화재 사랑이 지극했어도 20여채나 되는 부동산을 매입한 건 오해의 소지가 있죠.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구입하지 않고 친인척과 보좌관을 동원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입니다. 정말 떳떳하다면 문화체육관광위 간사직을 사퇴하고 초기부터 검찰조사를 받겠다고 하면 될 텐데, ‘억울하다’ ‘목숨을 걸겠다’고 연일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도 국회의원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홀리데이 핫초코(핫초코)=현재까지는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미담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추가 의혹제기가 줄줄이 이어져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해요.

21세기소년백서=여권에선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목포 재개발을 반대했던 만큼 반대 측의 미움을 사고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민정서에 맞지 않게 행동했죠. 국회의원, 문체위 소속 위원이고 본인이 친문, 김정숙 여사의 측근이란 점을 고려해 더욱 신중하게 행동했어야지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에 부동산 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17일 오후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에 손 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장식품이 걸려있다. 목포=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에 부동산 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17일 오후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에 손 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장식품이 걸려있다. 목포=연합뉴스

불나방=손 의원은 평소에 야당을 향해 강한 비판을 하며 저격수 역할을 맡아왔죠. 이와 관련한 음모론도 제기 되나요.

국회 둔치주차장 E구역(E구역)=저격수는 정조준해서 한방 정확히 때리는 스페셜리스트인데, 손 의원은 사실 ‘막말러’에 가까웠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전 국가대표 야구감독에게 쏟아낸 ‘뭘 잘 모르고 한’ 발언들이 아직도 회자되면서 지탄을 받고 있죠. “평소 워낙 혹독했으니 적당히 넘어가줄 수 없다”는 기류를 자초했다고 야당 의원들이 말합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꺼진불도)=음모론보다는 손 의원의 자승자박이란 반응도 꽤 있어요. 선동열 감독을 국정감사장에서 모욕을 준다든지, 신재민 전 사무관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다든지. 평소 무리수를 둬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행동을 자주 했었는데, 그것을 기억하는 여론이 이번 사건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불나방=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초권력형 비리”로 규정했어요. 인터넷 공간에선 손 의원이 최순실에 비교되기까지 했죠.

꺼진불도=이에 대한 손 의원의 페이스북 대응이 인상 깊었는데요, 나 원내대표를 향해 “저와 함께 의원직을 거시겠습니까?”, “전 재산을 거시겠습니까?”, “저와 함께 둘 다 거시겠습니까?”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모든 걸 건다고 하니 “타짜 수준”이란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네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목포 투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데 인생과 전 재산을 걸겠다"고 밝혔다.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목포 투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데 인생과 전 재산을 걸겠다"고 밝혔다.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혼술=민주당 지도부는 손 의원에 대해 ‘본인이 억울해하더라’ ‘투기의혹의 전말이 드러난 건 아니다’는 입장을 취했는데요. 지도부가 엄격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의원의 감정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불나방=서 의원도 강력한 대야 공격수로 꼽히는 인물이죠. 서 의원의 각종 잡음은 처음이 아닌데 당 안팎의 반응이 어떤가요.

탐구생활=민주당 내에선 처음부터 서 의원과 손 의원에 대한 평가의 결이 달랐어요. 서 의원의 경우 바로잡을 건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죠. 특히 사법개혁을 앞둔 시점에 드러난 서 의원 스캔들은 문제가 있어요.

핫초코=서 의원의 경우 사안이 중대하고 드러난 증거도 구체적인 반면, 본인 해명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기억이 난다고 해도 억울함을 전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죠. 원내수석부대표 직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었고, 자진사퇴 형태로 정리한 것이 당이 할 수 있었던 최대한의 배려로 보입니다.

E구역=정부의 핵심기조가 사법적폐 청산인데 연초부터 이런 악재는 심각하다고 봅니다.

불나방=공교롭게 여당 의원들 추문이 겹치면서 집권 3년차에 들어간 집권층이 오만해졌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편에선 정책에 대한 공개적 반론이 처음 돌출했어요. 당권주자였던 송영길 의원이 탈원전 정책에 이견을 주장했는데 여권 내 분열이 시작됐다고 봐야 하나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원자력계 신년인사회' 참석자들이 떡을 자르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 유영민 장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송영길 국회의원. 연합뉴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원자력계 신년인사회' 참석자들이 떡을 자르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 유영민 장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송영길 국회의원. 연합뉴스

당나귀=여권 내에선 송 의원이 촉발한 탈원전 정책 논란은 해프닝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아요. 평소 원전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그렇죠. 여권 분열을 얘기하는 건 성급하다는 평가입니다. 송 의원의 주장에 세력적으로 가세하는 움직임이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저 단기필마로 나선 모양새죠.

탐구생활=집권 3년차가 되면서 구심력이 다소 떨어진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국정기조에 대한 내부 이견이 튀어나온 데 이어 비슷한 시점에 의원들의 일탈행위가 불거지면서 체감 폭이 커졌죠. 그러나 레임덕 징후인지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일부 다른 목소리도 개별 의원들의 존재감 과시 쪽에 가깝죠.

혼술=집권 3년차 권력누수는 불가피해요. 의원 비리 의혹, 정책 혼선 등 전조가 보여요.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해도 부족할 판에, 지도부가 손 의원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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