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 - 청와대 인선 논란]
일각선 “전형적인 내로남불” 비판… 친문色 강화 지적엔 “靑에 친문 아닌 사람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단행된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두고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 “조금 안타깝다. 청와대는 다 대통령의 비서들이기 때문에 친문 아닌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더 친문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물러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아주 크게 섭섭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노영민 비서실장은 강기정 정무수석과 마찬가지로 3선 의원을 거쳤고, 또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성공만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무적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봐 달라”면서 “정무적 기능 속에는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대화도 보다 활발하게 하고 싶은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집권 3년 차부터는 야당과의 소통에도 더 속도를 낼 뜻을 내비친 것이다. 또 “노 비서실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오래 있었고, 위원장도 했기 때문에 산업계 인사들과 충분히 교류도 할 수 있는 인사다”라며 “그런 장점도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생ㆍ경제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신년기자회견 메시지와도 부합하는 인선이라는 의미다.
MBC 출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한겨레신문 출신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등 현직 언론인들의 청와대 직행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먼저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로 바로 오는 것이 괜찮은 것이냐고 비판하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 권언유착을 강화하기 위해 현직 언론인을 (청와대에) 데려오는 것은 저도 비판했지만, 권언유착이 지금 정부에서는 전혀 없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에 임명된 참모진이) 권력에 야합하는 분들이 아니라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 해온 분들”이라며 “청와대로서도 내부에서 길들여진 사람들 간의 한목소리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관점, 시민의 관점, 비판언론의 관점을 끊임없이 제공받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을 놓고 과거에는 권언유착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권력과의 야합 여부를 누가 판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남는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서 “윤도한 수석과 여현호 비서관의 평소 보도와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봤고, 주변 평판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고 1대 1로 마주 앉아 본 적도 없다”는 설명을 추가로 전달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관련 질문에 답변하며 이 대목을 빠뜨린 점에 대해 아쉬워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인사에서 흠결을 지적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욕심은 청와대에 가장 유능한 사람들을 모시고 싶고 청와대의 정신이 늘 긴장하면서 살아있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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