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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태우에 냉정한 쓴소리… 신재민엔 신중한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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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태우에 냉정한 쓴소리… 신재민엔 신중한 달래기

입력
2019.01.10 17:00
수정
2019.01.10 23:3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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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자회견] ‘공직자 폭로’ 첫 입장

“김, 자신이 한 행위로 수사 대상에… 신, 복잡한 정책 결정 잘 이해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비슷한 시기 현 정부와 관련한 폭로로 유명해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태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 수사관에 대해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대폭 깎아 내렸다. 반면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는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제기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타일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김 수사관의 문제는 본인이 한 감찰 행위가 직분 범위를 벗어났느냐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미 수사대상이 돼 있어서 (수사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특감반의 임무는 민간인의 사찰이 아닌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특수관계자,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는 것”이라며 “앞서 두 대통령과 그 주변이 그런 일로 재판 받고 있고 국민에게 준 상처가 컸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정부에서는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기 않았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권력기관에서 과거처럼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는 일이 지금까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 전 사무관의 청와대 권력남용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김동연 전 부총리가 아주 적절하게 잘 해명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소신과 자부심을 갖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소신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신 전 사무관은) 자기가 경험한,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제기한 것”이라며 “정책 결정은 그보다도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결정권한은 장관에게 있고, 정책의 최종 결정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신 전 사무관이 이런 과정을 잘 이해를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 전 사무관의 자살 소동을 의식한 듯 답변 말미에는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의 문제를 너무 비장하게,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야당은 반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문 대통령이 (김태우 수사관 사건이)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사 가이드라인 아닌가”라며 “이제 특검법 발의를 미룰 수 없다”고 압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문 대통령이) 신 전 사무관의 용기 있는 폭로를 치기로 폄훼했다”며 “대통령 중심의 권위주의적 세계관이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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