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ㆍ한체대)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이번엔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고소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심석희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13일 심 선수와 폭행 사건 재판 회의를 하던 도중 본 사건이 폭행과 상해로 그치는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다음 날 여성 변호사가 심 선수와 1대1로 심층 면담을 진행한 결과 만 17세의 미성년자였던 2014년경부터 조재범이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는 진술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심석희 선수의 조재범에 대한 처벌 의사를 확인했고, 신중한 논의 끝에 심 선수를 대리하여 지난달 17일 오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재범을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발표했다. 세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지도자가 상하관계의 위력을 이용한 폭행과 협박을 가했다”며 “성폭행 등의 범죄행위가 이뤄진 곳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은 “선수들이 지도자들의 폭행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음에도 전혀 저항할 수 없도록 얼마나 억압받는지 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재학시절 조 전 코치의 눈에 띄어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 이후 조 전코치로부터 오랜 기간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조 전 코치로부터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해 그를 고소했고 조 전 코치는 법정 구속됐다. 최근 조재범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 전 코치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세종은 "조재범의 핸드폰 등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고소 관련 사실을 비밀로 유지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에 심 선수와 협의한 끝에 지난달 17일 형사 공판기일에는 부득이 상습상해 부분에 관해서만 피해자 진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석희의 진술에 따르면 성폭행은 상하 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하여 폭행과 협박으로 미성년자 시절부터 4년 동안 이뤄졌고, 심지어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벌어졌다.
조 전 코치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해 9월 심석희를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