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의혹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경찰은 신씨 소재를 파악 중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신씨가 이날 오전 8시 19분쯤 대학 친구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 등 자살의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예약 전송하고 잠적했다고 밝혔다.
문자를 받은 신씨 친구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은 관악구 소재 신씨의 주거지에서 유서와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신씨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신씨의 잠적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동명이인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 전 사무관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의 잠적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 전 사무관이 남긴 유서 전문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신 전 사무관이 직접 올린 게 아니라, 지인에게 사전에 게시를 부탁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사무관은 이 글에서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 그래도 전 잘한 것 같다”라고 운을 뗀 뒤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된다. 제가 지적한 문제에 대한 근거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제가 죽어서 조금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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