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섭 한만수 전영하 김상희…1년간 시도 교환근무 시작
황금돼지해가 시작되는 1일 새벽 0시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 ‘2018 제야의 타종행사’가 열린 이곳에서 대구와 경북은 의미있는 상생의 악수와 덕담이 오고갔다. 상생 차원에서 1년간 대구와 경북을 뛰어넘어 인사교류 발령을 받은 문화체육관광국장 2명과 사회적경제과장 2명의 임기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만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날 마지막 대구의 문화행사 도중 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에게 바통을 넘기면서 시도 상생을 다짐했다. 대구로 이사한 전영하 대구시 사회적경제과장과 안동으로 옮긴 김상희 경북도 사회적경제과장도 평소 꿰뚫고 있던 업무의 공간적 경계를 허물면서 시너지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첫 출근인 2일 시도 상생의 임무를 맡은 4명의 간부를 만나봤다.
◇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대구와 경북이 가장 먼저 상생할 수 있는 분야는 관광”
김호섭(49)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통문화 공간이 넘치는 경북과 공연과 쇼핑, 숙박 인프라가 좋은 대구가 손을 맞잡으면 서울과 수도권에 대거 몰리고 있는 해외관광객을 지역으로 유치할 수 있다”며 “이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짜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대구 경북이 함께 추진하면 경쟁력도 커지기 때문에 지역과 관광객 특성에 맞춘 관광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도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서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 체육, 관광단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피력했다.
김 국장은 “경북에서는 시군이 1차적으로 주민들과 교감하지만 대구는 시가 곧바로 현장과 소통해야 하는 차이가 있다”며 “현장에서 소통하다보면 충분히 이견을 조정할 수 있는 만큼 현장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청 인근 오피스텔에 둥지를 튼 김 국장은 “처음 대구시로 발령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이 앞섰지만 대구경북의 상생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게 영광”이라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한만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대구 경북 상생 위한 마중물 구실 하겠다”
한만수(57)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새 길을 열어가는 새로움과 설레임이 앞선다”며 “대구와 경북이 구호가 아닌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마중물 구실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 국장은 대구시에서 문화ㆍ관광ㆍ체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전문가로 손꼽힌다.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 선정,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유산등재, 대구공항 이용객 연간 400만명 돌파 등이 대표적 성과다.
한 국장은 “시도 상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하고 문화관광체육 분야 상생사업의 선봉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관광분야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관광스타트업 사업을 지원하는 등 경북도의 자원을 이용해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대구공항을 활용해 시도가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하고 테마별 관광코스를 발굴하는 등 팔릴 수 있는 관광상품을 내놓을 작정이다”고 말했다. 체육분야 국제행사 공동개최 등 스포츠마케팅 계획도 밝혔다.
“시도가 보유한 인프라를 서로 공유하면 주요 국내외 스포츠 행사를 유치해 충분히 잘 치를 수 있다”는 한 국장은 “도청 직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구와 경북의 관광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전영하 대구시 사회적경제과장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시도간 경계 허물겠다”
“단군 이래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가장 창업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전영하(58) 대구시 사회적경제과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회적경제 전도사’다. 경북도에서 6개월간 사회적경제과장을 하다 자원해서 대구로 넘어온 전 과장은 “일반 창업의 경우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3~5년을 넘기면서 80%가 문을 닫지만 사회적경제 기업은 폐업률이 20%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국정과제로 사회적경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대구와 경북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며 “대구는 생산기반을 경북으로 옮기고 경북은 생산품을 대구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면 상생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와 협의회 등 조직이 모두 대구와 경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그는 “통합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가 양적인 성장을 했지만 갈길이 멀다”는 전 과장은 “대구와 경북이 사회적경제로 상생할 수 있는 대열에 앞장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상희 경북도 사회적경제과장 “시도 사회적기업간 시너지 사업 발굴할 터”
김상희(58) 경북도 사회적경제과장은 “경북의 사회적경제 기업과 관련한 지원기관과 기업의 현장을 찾아가 현황을 파악하고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대구시에서 중소기업 및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는 “지역이 넓은 경북은 대구와 여러 면에서 기업들의 사정도 많이 다를 듯하다”며 “서로 상생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찾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공무원 교환근무를 시도한 뜻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사업을 발굴 공유하는데 있다고 보고 여러 공동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시도가 각각 개최하는 일자리박람회의 규모를 키워서 공동행사로 열거나 대구와 경북의 사회적경제 기업간 문화행사 공동개최, 성과 공유사업 발굴 등을 예로 들었다.
김 과장은 “경북은 청년일자리정책, 대구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으니 서로 전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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