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구 변호사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에 올랐다.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강상구 변호사가 프랑스에서 온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를 만났다. 독특한 디자인과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프렌치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국내 시장에 출시 이후 '독특한 존재감'을 자랑하며 꾸준히 활동을 펼쳐 오고 있는 모델이다.
그렇다면 과연 강상구 변호사는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
*아래는 녹취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이색적인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솔직히 말해 도로 위에서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를 볼 때마다 '저걸 대체 누가 살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미니밴'이라고 한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기아 카니발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카니발이거나 혹은 카니발과 유사한 스타일과 구성을 갖춰야 국내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입니다. 예를 들면 토요타 시에나나 혼다 오딧세이처럼 말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완전히 '규격 외'의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 입니다.
비교를 한다면 카니발이나 시에나, 오딧세이와 비한다면 조금 작은 느낌? 혹은 직접적인 대응이 되지 않는 모델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굳이 떠올리면 과거의 '트라제' 등과 대응된다고 생각했고, 과연 어떻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늘 있었습니다.
난해함, 그리고 독특함
그 동안 푸조와 시트로엥의 차량들은 늘 독창적이고 난해한 고유의 디자인을 뽐내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난해한 디자인을 갖고 있는 게 바로 이 그랜드 C4 피카소라 생각합니다.
생긴 것만 본다면 유원지나 랜드마크 등에서 '관광의 용도'로 사용되는 특수 차량을 보는 것 같습니다. 둥글둥글한 차체와 개방감을 강조한 윈드실드 및 윈도우의 구성 등은 물론이고 전면의 모습 또한 그런 느낌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차량 안이 아닌 차량 밖의 풍경을 즐기고,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이 바로 그랜드 C4 피카소의 디자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그랜드 C4 피카소는 시트로엥의 패밀리룩, 디자인 기조를 정말 잘 표현한 차량인 것 같습니다. 전면부의 더블 쉐브론 및 분리형 헤드라이트, 그리고 곳곳에 자리한 디테일 덕에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잘 살린 차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니밴의 본질을 말하다
그랜드 C4 피카소를 처음 보았을 때 혼다 파일럿, 쉐보레 타호처럼 '밴 타입의 SUV'로 느껴졌습니다만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보는 순간 '이 차량이 그 어떤 차량보다도 유럽적이고 또 적극적인 미니밴의 가치를 품고 있다'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시보드의 구성부터 무척 낯설었습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디스플레이의 구성이 조금 어색하고 낯선 건 사실이고 또 시인성이 이상적인 수준이 아닌 것이 조금 아쉬웠고 또 칼럼 방식의 기어 레버 위치도 워낙 높아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개방감을 우선한 브랜드의 의지가 느껴졌고 또 소재에 있어서 우레탄의 비율을 높인 소재들이 대거 사용되어 있어서 그 만족감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활용성을 극대화한 그랜드 C4 피카소
공간의 활용 부분에서도 만족감이 우수했습니다. 시트로엥이 그랜드 C4 피카소를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트를 개별적으로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폴딩 및 조작이 손쉽다는 점 등은 정말 만족스러운 요인이었습니다. 특히 3열 시트가 생각보다 레그룸이나 착좌감 등이 우수한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적재 공간에 있어서도 만족할 수 밖에 없었고, 모든 시트를 다 접었을 때 드러나는 공간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2열 시트에 암레스트가 없다는 점 등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재미있는 달리기를 선사하는 미니밴
시승 때에는 한 명 혹은 많아야 두 세 명이 차량을 타기 때문에 차량의 크기나 무게 등을 고려한다면 보닛 아래 자리한 150마력과 37.8kg.m의 토크를 내는 블루HDI 2.0L 디젤 엔진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출력이 아주 탁월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짐을 가득, 혹은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언덕을 오를 때 답답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했던 게 사실입니다.
푸조, 시트로엥의 디젤 엔진들이 원래 조용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랜드 C4 피카소 또한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제법 들려 오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불만도 잠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체격, 무게를 고려했을 때 '준수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트로엥이라는 브랜드
주행에 있어서는 시트로엥의 WRC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량의 무게 중심도 높고, 무게도 많이 나가고 '달리기에 전 도움이 되지 않는' 레이아웃을 갖추고 있는데 도로의 흐름이나 형태에 따라 너무나 날렵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WRC는 물론이고 WTCC 등과 같이 여러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선보였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이런 미니밴에서 느낄 수 있다는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또 한편으로는 '미니밴이 이렇게 달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탄하게 조여진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랜드 C4 피카소의 긴장감을 조금 더 풀어서 대중적인 미니밴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향후 시트로엥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컴포트'로 설정했으니 앞으로 그러한 변화를 겪으리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경쟁자가 없어 외로운 그랜드 C4 피카소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말 그대로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 없는 차량입니다. 경쟁 모델이 없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 정황 상 포지셔닝을 설정하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자동차 자체는 좋은 차량이지만 '좋은 차량이 많이 팔리는 차량'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 떄문에 시트로엥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가격과 지향점을 보다 명확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 강상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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