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소비증가율 7년 만에 최대치 등 
 작년 소비 관련 지표 괜찮았지만 
 투자-고용까지 고려하면 빨간불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마지막날인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예를 들어 올해(2018년) 소비는 지표상으로 좋게 나타났지만 (언론에) 소비가 계속 안 되는 것처럼 일관되게 보도됐다"며 "취사선택해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지난해 소비는 정말 괜찮았던 걸까.

우선 지난해 지표상 소비는 대통령의 말대로 견조한 수준이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민간소비는 전년보다 2.7%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2011년(2.9%)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1%대에 머물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5년 2%대로 올라선 이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데, 작년 증가율은 그 중에서도 더 높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도 2.7%로 점치고 있다.

소비는 소득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7년 만에 최대치인데 경제를 위기라 보기는 힘들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10월 근로자 1인 당 월평균 명목임금 총액(336만원)은 전년 같은 기간(318만6,000원)보다 5.5% 인상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한 정책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증거가 바로 소비 증가, 명목임금 상승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가 좋다’는 데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마이너스인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가 좋아 보이는 것뿐 소비도 썩 좋다고 보긴 힘들다”며 “2%대 민간소비 증가율이 결코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분기별 민간소비 증가율이 1분기 3.5%, 2분기 2.8%, 3분기 2.6%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도 향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또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소득 최하위 20%(1분위)와 차하위 20%(2분위)의 명목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와 0.5%가 하락했다.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은 오히려 빈약해지는 형국이라는 얘기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라는 게 소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 고용 등도 뒷받침돼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투자나 고용의 급격한 위축을 대통령이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정부 입장에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갈수록 움츠러드는 경제 심리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소비 등 좋은 지표를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나쁜 지표들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악화된 지표도 나아질 것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언론의 경제 실패 프레임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