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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파열 전조증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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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파열 전조증상 없어”

입력
2019.01.08 17: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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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파열되면 30% 넘게 목숨 잃어

클립결찰술(수술)ㆍ코일색전술(시술)로 파열 미리 막아야

뇌동맥류(腦動脈瘤)는 머리 속 동맥혈관 일부가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혈관벽이 얇아져 혈압을 이기지 못해 파열되면 사망할 위험이 30%가 넘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뇌동맥류가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이유다. 2010년 2만5,713명이었던 뇌동맥류 환자가 2016년 7만828명으로 2.7배로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들쭉날쭉한 일교차가 큰 한겨울부터 초봄까지 파열 위험성이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뇌혈관질환 수술과 시술 전문의인 윤원기(44)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나 뇌혈관질환 치료에 대해 들었다.

-뇌동맥류가 왜 위험한가.

“뇌동맥류는 머리 속 동맥혈관 일부 벽이 약해지면서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혈관이 나뉘어지는 부분에서 주로 발생한다. 크기는 2㎜에서 20㎜가 넘는 거대 뇌동맥류까지 다양하다. 약해진 뇌 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작은 혈관들이 터질 수 있다(뇌동맥류 파열). 추위에 노출되거나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대변을 볼 때 힘을 줘 자칫 뇌동맥류가 터질 수 있다. 그러면 30% 이상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혈압 변동폭이 커져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뇌동맥류는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터져 환자가 이에 대비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위험이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환자는 망치로 얻어맞은 것과 같은 통증과 함께 평생 겪어보지 못한 격렬한 두통을 느낀다. 이때 뇌 속에 피가 퍼지면서 순간적으로 뇌압이 급상승하면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아직 파열되지 않은 비파열 뇌동맥류를 ‘미리 속 시한폭탄’으로 부르는 이유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30%가량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혈압에 문제가 있다면 뇌검사로 뇌혈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등으로 뇌동맥류가 진단됐다면.

“뇌동맥류 파열은 전조증상이 없으므로 예방을 위해 뇌동맥류에 들어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법으로는 머리를 열고 부풀어 오른 혈관 부위를 클립으로 집어 묶는 수술인 ‘클립결찰술’과 머리를 열지 않고 허벅지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1㎜ 이하의 얇은 백금 코일을 집어 넣어 뇌동맥류에 피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시술인 ‘코일색전술’ 등 2가지 방법이 있다.

두 가지 치료법은 장단점이 확실히 다르다. 뇌동맥류 환자 대부분은 뇌를 열어 시행하는 수술(클립결찰술)보다 회복이 빠른 시술(코일색전술)을 선호한다. 시술(코일색전술)이 수술(클립결찰술)보다 재발률이 높지만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게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령 환자에게 많이 시행된다. 요즘에는 3T(테슬라) 이상의 고해상도 뇌혈관벽 자기공명영상(MRI) 등 첨단 진단시스템을 도입해 코일색전술 치료효과를 더 높이고 있다. 게다가 카테터(도관)를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류가 생긴 뇌혈관까지 옮겨 스텐트(금속그물망)를 삽입해 혈류 방향을 바꿔 치료하는 최신 시술인 ‘뇌혈관 혈류변환 스텐트 시술’도 시행하고 있다. 이 시술은 코일색전술로 치료하기 어려운 뇌동맥류뿐만 아니라 25㎜ 이상의 거대 뇌동맥류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

그러나 내구성이 좋은 수술인 클립결찰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클립결찰술도 최근 눈썹이나 관자놀이에 3㎝ 이하의 작은 구멍을 내는 ‘미니개두술’로 시행하기에 2개월 정도 지나면 상처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다. 작은 구멍으로 수술한다고 해서 수술효과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클립결찰술은 코일색전술로 하면 재발이나 합병증 가능성이 높을 때, 환자가 젊을 때(클립결찰술은 코일색전술보다 재발률이 낮다), 뇌 표피에 뇌동맥류가 생겼을 때에는 시행한다. 수술(클립결찰술)과 시술(코일색전술)을 동시에 시행하기도 한다. 특히 뇌압이 너무 높은 응급환자라면 코일색전술로 뇌동맥류를 최대한 막은 뒤 두개내 압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개두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뇌동맥류 진단에 필요한 뇌혈관조영술을 대퇴동맥이 아닌 손목동맥을 통해 시행한다는데.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 검사결과 뇌동맥류가 의심되면 확진을 위해 뇌혈관조영술은 필수적이다. 뇌혈관조영술은 뇌혈관에 조영제를 넣은 뒤 X선 촬영해 뇌혈관 모양이나 굵기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주로 허벅지 피부를 5㎜ 이내로 절개해 혈관 속에 카테터를 넣어 검사한다. 검사 후 지혈을 위해 4~6시간 걸을 수 없어 당일 퇴원이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손목동맥(요골동맥)을 통해 검사하면 바로 걸을 수 있어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손목동맥을 통한 뇌혈관조영술을 2007년부터 1,000건 이상 시행했지만 부작용은 아주 미미했다. 환자의 입원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모야모야병 환자는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높다는데.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막혀 생긴 비정상적인 혈관이 아지랑이나 연기가 모락모락(일본어로 ‘모야모야’) 피어 오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명명된 병명이다. 성인 모야모야병 환자는 뇌동맥류나 뇌동맥류 파열이 잘 생기므로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모야모야병 환자 113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10명이 뇌동맥류로 추가 치료를 받았고 7명은 뇌동맥류가 파열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서도 2016년 뇌동맥류 환자는 7만828명으로 전 인구의 0.1% 유병률을 보인 반면 모야모야병 환자에서는 8% 이상으로 80배 이상 높았다. 더욱이 뇌동맥류가 발견된 모야모야병 환자의 70%에서 파열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윤원기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30%가 넘기 때문에 뇌동맥류로 진단되면 코일색전술이나 클립결찰술 등을 빨리 시행하는 게 좋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윤원기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30%가 넘기 때문에 뇌동맥류로 진단되면 코일색전술이나 클립결찰술 등을 빨리 시행하는 게 좋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윤원기 교수
윤원기 교수
윤원기 교수가 뇌혈관조형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윤원기 교수가 뇌혈관조형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뇌동맥류 모습.
뇌동맥류 모습.

[뇌동맥류 예방법]

1. 회당 30분 이상, 주당 5~7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활동적이면 고혈압 발병률이 낮으며, 운동은 혈압을 떨어뜨린다. 심장병이나 위험인자가 있으면 운동 전 주치의와 꼭 상의해 운동량을 정해야 한다.

2. 흡연 허용량 제로, 금연만이 답

흡연은 혈압과 맥박을 동시에 높이며, 혈압이 조절되더라도 흡연은 심뇌혈관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이자 발암물질이므로 금연해야 한다. 필요하면 주치의와 상의해 저용량 니코틴이 든 금연보조제를 활용해도 좋다.

3. 주 2회 이하, 맥주 1병 이하로 절주

과음은 혈압을 높이고, 고혈압약 효과를 방해하며,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4. 체중 감량

권장 체질량지수(BMI) 25kg/㎡ 이하. 남자 허리둘레는 35.4 in, 여자는 31.5 in 이하 권장. 체중 감량은 혈압을 낮추고 만성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떨어뜨린다.

5. 저염식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 이하로 줄인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혈압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론 소금 배설을 위해 이뇨제를 먹을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칼륨, 칼슘 소실을 막아 골다공증과 요로결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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