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스포츠 메가 이벤트] 축구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려 온 한국 축구는 정작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무대만 서면 ‘종이호랑이’신세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9회 연속 진출 및 4강 신화(2002년)로 자존심은 지켜왔지만, 정작 아시안컵 무대에선 안방서 열린 1960년 대회 이후 준우승에만 4차례(1972ㆍ1980ㆍ1988ㆍ2015년) 머무는 등 59년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 사이 라이벌로 꼽힌 일본은 4차례(1992ㆍ2000ㆍ2004ㆍ2011년), 중동 강호 이란은 3차례(1968ㆍ1972ㆍ1976년)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최강’을 당당히 외쳤다.
오는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그간 연습장에 ‘우승할 때 됐다, 해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축구팬이 제안해 대한축구협회가 채택한 이 슬로건엔 우승에 대한 팬과 선수단의 간절한 열망이 묻어있다. 파울루 벤투(50) 감독도 번번이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거나, 역습에 무너져 우승에 실패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단 각오다. 지난달 20일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유일한 우승 후보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라면서 “큰 경기, 작은 경기라는 건 없다”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경계를 늦추지 않겠단 각오를 전했다.
축구계 안팎에선 올해가 아시안컵 우승의 적기란 전망이 나온다. 매 대회마다 우승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손흥민(27ㆍ토트넘), 기성용(30ㆍ뉴캐슬)이라는 기둥에 절정의 골감각을 보이는 황의조(27ㆍ감바오사카), 중원의 새로운 활력소 황인범(23ㆍ대전), 탄탄한 수비력과 오버래핑 능력을 두루 지닌 이용(33ㆍ전북) 김문환(24ㆍ부산) 등이 건재해 한국을 쉽게 뚫을 팀은 없을 거란 분석이다. 벤투호 출범 후 각 대륙별 강호들과 치른 6차례 평가전에서 한 차례도 지지 않은 저력이 아시안컵에서 발휘된다면 59년만의 우승은 결코 신기루가 아니다. 한국은 7일 오후 10시30분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12일 오전1시), 중국(16일 오후 10시30분)을 상대한다.
5월 23일부턴 한국축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폴란드에서 열린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에서 뛰는 이강인(18) 등 유망주들의 경쟁력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6월 7일부턴 프랑스 9개 도시에서 FIFA 여자월드컵이 펼쳐진다. 장슬기(25ㆍ현대제철) 이민아(28ㆍ고베아이낙) 최정예가 뭉쳐 개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노르웨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린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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