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부문 심사평

한태숙(왼쪽)ㆍ전인철 연극연출가가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2019 신춘문예 희곡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올해 신춘문예 희곡에 응모한 작품들은 주제며 접근이 새롭다기보다, 대체로 안정된 필력으로 무대에 대한 구체성을 알고 쓴 희곡들이 많았다. 세월호의 비극과 파인텍 고공농성, 동성애를 비롯하여 성과 가족의 개념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낸 이야기들이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들은 긴 논의 끝에 ‘이 생을 다시 한 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위원들은 현생과 전생을 넘나드는 신인작가의 거침없고 자유로운 필력에 놀랐고, 유희를 바탕으로 한 연극성과 놀이성에 매료되었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굴뚝 위의 새’는 고공농성이라는 익숙한 테마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인물과 재치있는 대사 그리고 작가의 세상에 대한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짧은 이야기 안에 주제를 집약시키는 경제적인 극작술도 인상적이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다른 작품을 기대한다.

‘버려진 아이’는 순수 창작이 아니라 ‘바리’를 재창작한 작품이라 선정에서는 제외 되었지만, 현재성을 강화하며 극을 압축한다면 좋은 희곡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들의 영웅’은 주제의식이 선명한 작품임에도 단막극을 뽑는 취지에 어긋난 장막극이었고, ‘물속의 나무’는 은유적이며 초현실적인 독특한 창작의 세계를 느끼게 해 주는 매력이 있음에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며 인물의 캐릭터가 다소 식상한 면이 있었다.

또한 특이한 주제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는데, 현대인의 탈 인간화 욕구를 신화적으로 접근한 두 편의 희곡 ‘동물원’은, 같은 제목의 비슷한 주제라는 우연성을 지닌 작품들로, 인간은 어디까지가 인간인가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자성에 대해 질문한 작품이었다. 이번에 투고한 작품들을 버리지 말고 다시 수정하여 시선이 확장되고 부피감 있는 희곡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을 부탁드린다.

한태숙ㆍ전인철 연극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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