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가 24시간 총파업에 나선 20일 제주 택시업계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택시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도내 운행 중인 5,300여대 모두 한꺼번에 멈춰서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 택시승차대는 텅텅 비어 있었다. 평소 같으면 제주공항 진입로부터 택시승차대까지 수백대의 택시가 몰리지만, 이날은 단 1대의 택시도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제주도 공무원들이 택시 이용객들에게 택시 파업 소식을 알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비까지 내리면서 골프채 가방이나 무거운 짐을 들고 택시를 이용하려던 관광객 등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버스승차대로 발길을 돌렸다.
한 관광객은 “짐도 많고 비도 내려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당혹스럽다”며 “버스로 이동하기는 불편하고, 렌터카를 빌리려고 하지만 당장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공항 외에도 제주시청, 제주버스터미널, 제주한라병원 등 제주시내 곳곳에서는 비날씨 속 출근길에 나선 도민들도 택시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직 장인 김모(43)씨는 “파업 소식을 모르고 나왔다가 택시가 한 대도 없어 당황스럽다”며 “버스를 타고 가면 회사에 지각할 것 같은데 걱정”이라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제주도택시운송사업조합은 오전 6시부터, 제주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오전 4시부터 24시간 파업을 벌이고 있다. 도내에서 운행 중인 택시는 개인택시 3,890대, 법인택시 1,458대 등 5,348대이지만, 이날 오전에서 거의 모든 택시가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도는 파악하고 있다.
도는 택시 운행중단으로 인한 도민과 관광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요 노선의 버스운행을 늘리는 등 특별교통대책을 마련했다. 제주공항과 제주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교통량이 많은 6개 노선에 9대의 버스를 투입해 임시 운행한다. 주요 병원과 재래시장 이용자를 위한 시내버스를 증편하고, 읍ㆍ면 중산간 지역 거주지에서 주요 정차장까지 운송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 운행시간을 준수하도록 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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