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20대 하청 비정규직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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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20대 하청 비정규직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8.12.12 04:40
수정
2018.12.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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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비점검 야근 중 기계에 끼여 숨져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점검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된 김모(24)씨가 사고가 나기 열흘 전인 1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캠페인에 참가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김씨는 피켓에서 '나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제공=연합뉴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입사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2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설비점검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 하청업체 근로자가 사망한지 1년여만이다.

11일 오전 3시20분쯤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설비에서 현장설비 하청업체 근로자 김모(24)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것을 동료 이모(62)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전날 오후 6시부터 함께 야간 근무에 투입된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찾다가 기계에 끼여 숨진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첫 직장으로 지난 9월 태안화력 설비 하청업체에 입사해 석탄을 발전설비로 보내는 컨베이어벨트 점검 업무를 해왔다. 김씨는 계약직 신분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힘든 업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다는 게 동료들 설명이다. 가족들에게도 “힘들지만 배우는 단계인 만큼 견뎌내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하루 12명이 근무하지만 운전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현장에는 관례적으로 6명 정도만 근무해 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 및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실제 현장 조사 결과 김씨는 2인 1조로 근무토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혼자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해당 업체가 내부 규정인 2인1조 근무를 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5일에도 태안화력 3호기 보일러 공기 예열기 안에서 4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구조물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비정규직 공통 투쟁’ 소속 비정규직 100인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이태성씨는 “지난 10월에도 ‘정규직 안 해도 좋다.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달라’고 말했는데 오늘 또 동료를 잃어야 했다”며 “대통령의 첫 업무 지시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였는데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건 없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사고가 나기 열흘 전인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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