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업계의 반대에도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가 하루 전 발생한 택시기사 분신 사고와 관련해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1일 “지난 10일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정식 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 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7일부터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열흘간 카풀이 택시 승차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택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한 뒤 17일 카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택시기사 최모(57)씨가 10일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분신 사망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 강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사고 이후 택시업계는 총파업을 포함한 카풀 서비스 강경 반대 노선을 예고했다. 특히 택시 4개 단체로 이루어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모든 책임은 정부 여당과 카풀앱 플랫폼 업체들에 있다”며 “불법 카풀 영업을 금지하기 위해 정부 여당이 강력히 나서야 한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카풀ㆍ택시 태스크포스(TF)는 11일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약 1시간 30분 가량 비공개 긴급 회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전현희 TF위원장은 “택시 산업의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보다 전향적이고 합리적인 규제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대로 사회적 갈등을 내버려둘 수는 없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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