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황금을 바른 엘도라도 사람, 황금으로 권력을 드러낸 카자흐스탄 왕자….
2019년 황금 돼지해를 맞아 화려한 황금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전시가 곳곳에서 열린다.
경남 김해 국립김해박물관은 내년 3월 3일까지 특별전 ‘황금 문명 엘도라도,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를 개최한다.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이 자랑하는 세계적 황금문화재 등 322점을 소개하는 자리다.
엘도라도는 원래 ‘온몸에 황금을 바른 사람’이란 뜻에서 시작했다. 콜롬비아 원주민 무이스카족의 족장이 온몸에 황금을 바른 채 황금을 호수에 던지는 의식을 거행한 데서 시작한 말이다. 그런데 16세기 신대륙에 도달한 유럽인들은 이 말을 ‘도시 전체가 황금으로 되어 있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신성한 의식의 상징이었던 엘도라도는 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탐욕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전시에는 콜롬비아 원주민의 의식 세계가 반영된 황금 재규어, 도마뱀 등 동물 장식과 신적인 존재 샤먼이 되기 위해 착용했던 동물 가면, 장신구 등을 볼 수 있다. 김해박물관은 “이번 전시로 엘도라도와 콜롬비아 원주민이 생각했던 황금의 진정한 의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 중부 큄바야 지역에서 만든 사람 모양 장식은 그 의미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김해박물관의 이성현 홍보담당자는 “얼굴에는 가면을 쓰고 손으로 곤봉처럼 생긴 막대기를 잡고 있는 모습은 의식을 치르며 동물로 변신하는 과정”이라며 “머리에 주전자 모양의 장식은 무슨 의미인지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 2월 24일까지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을 연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450여 점의 문화재가 전시된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이식쿠르간에서 출토된 ‘황금인간’이다. 모자부터 신발까지 남자의 온몸을 뒤덮은 정교한 금제 장식이 돋보인다. 이 남성은 1969년 발견된 사람 뼈를 재연해낸 것으로 뾰족한 머리 고깔이 하늘과 연결된 권력을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카족의 왕자 혹은 전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산과 표범 모양 장식’ ‘염소 머리 관모 장식’ ‘문자를 새긴 완’ 등 당시 사람들이 초원에서 이룩한 물질문명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박물관은 상설 전시실이던 선사고대관의 신라실도 황금을 테마로 개편했다. 경주 노서동 금귀고리(보물 제455호)와 황오동 금귀고리(보물 제2001호) 등 기존 전시품에다 경주 황남대총 남분 은관(보물 제631호)와 금관총 출토 이사지왕도 명문대도 등을 새로 추가했다. 전시 유물은 두 배 이상 늘어난 654점에 이른다. 또 황남대총 금관(국보 제191호)과 금 허리띠(국보 192호)의 진열장과 조명을 교체해 감상 효과를 높였다. 김대환 학예연구사는 “황금의 나라로 알려진 신라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전시품을 더 가까이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했으니 더 생생한 관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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