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40대 여성에게 4억5,000만원을 뜯기고 자녀의 취업까지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대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6일 전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가짜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고 다니다가 구속 수감된 김모(49ㆍ여)씨의 자녀 2명이 채용될 수 있게 도와준 윤 전 시장과 사립학교 관계자 등 총 5명을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윤 전 시장은 지난 1월쯤 A씨의 아들과 딸을 각각 광주시 산하기관과 한 사립재단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로 채용 될 수 있도록 현직 시장의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립학교 관계자 등은 윤 전 시장의 부탁을 받고 자녀들을 채용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광주시 산하기관과 중학교 등을 압수수색을 한 뒤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하고, 김 전 시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통보했지만 해외 의료봉사 체류 등의 이유로 불응했다.
김씨는 자신의 두 자녀를 노 전 대통령 가짜 혼외자로 꾸며, 아들(28)은 지난 2월부터 8개월간 단기계약 형식으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근무시켰으며, 딸(30)은 3월부터 최근까지 기간제 교사를 하다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 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조사 없이 김 전 시장을 송치한 배경에 대해“현재 윤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공소시효가 임박해 검찰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면서“윤 전 시장은 조사를 받지 않았지만 수집된 증거나 관계자 진술로 볼 때 채용청탁 혐의는 인정된다”말했다.
한편 현재 의료봉사 활동 차 네팔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시장은 5일 지역언론사를 통해 “혼외자 말이 나오는 순간, 인간 노무현을 지킨다는 생각에 판단을 제대로 못해 바보가 됐다”며“문제가 있는 부분은 소명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음주에 귀국,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전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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