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기 고양시 백석역(지하철 3호선) 인근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는 낡은 배관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밸브 차단이 늦어진데다 배관 파손 크기도 30~40cm에 달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일산동부경찰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 41분쯤 일산동구 백석역(지하철 3호선) 3번 출구 C빌딩 앞에 매설된 열 수송관(직경 85cm)이 터졌다.
지역난방공사 측이 복구 작업에 나서 5일 오전 7시 55분 임시복구를 완료, 현재는 물이 공급되고 있는 상태다. 완전 복구까지는 4~5일 더 걸릴 전망이다.
이날 사고는 30년 가까인 된 노후 배관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배관이 설치, 매설된 것은 1991년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해당 수송관은 100도의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배관으로 이 배관이 낡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자세한 내용은 좀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도 노후 된 배관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관의 파손 크기도 30~40cm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확인됐다.
열 수송관이 파열되면 중간에 설치된 밸브를 차단하도록 설치돼 있는데 이마저도 사고발생 1시간 30여분 뒤인 오후 10시15분에야 완전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지역의 밸브와 밸브 사이 간격은 1.3km다.
이 때문에 100도가 넘는 펄펄 끓는 물이 1시간 이상 솟구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사고로 주변을 지나던 손모(69)씨가 자신의 승합차에서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해 숨졌다. 또 이모(48)씨와 손모(39)씨가 손과 다리 등에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1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부상자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숨진 손씨는 내년 4월 결혼하는 둘째 딸과 예비 사위 등과 저녁식사 후 귀가하는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인근 지역 아파트 4개 단지 2,861가구와 C빌딩 등 17개 상가건물에 난방이 중단돼 시민들이 올 겨울 첫 한파주의보 속에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손씨의 사인을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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