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인 콘텐츠 유통으로 끊임없이 지적 받아온 미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텀블러(Tumblr)가 오는 17일부터 성인물 콘텐츠를 금지하기로 했다.
텀블러는 4일 제프 도노프리오 최고경영자(CEO) 이름으로 올린 공지를 통해 “앞으로 노골적인 성적 내용과 누드를 포함한 성인물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아동 음란물 문제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텀블러가 퇴출된 이후 내놓은 ‘강수’다.
업데이트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서는 ‘성인물’의 범주에 여성의 실제 나체 사진이나 실제처럼 보이는 그림까지 포함했으며, 예술이나 교육적 목적을 가진 일부 누드 콘텐츠만 허용했다. 기존에는 텀블러 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사용해 선정적인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만 금지됐을 뿐, 사진이나 그림을 올리는 것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그 동안 텀블러의 느슨한 성인물 가이드라인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다. 정부와 수사당국은 몰래카메라와 리벤지 포르노 등을 단속하기 위해 텀블러 측에 협조를 요청해왔지만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한다’는 이유로 계속 거절당했다.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성매매 및 음란 정보라고 판단해 시정 요구한 텀블러 게시물은 5만여건으로 전체 단속 건수 중 압도적이었다.
도노프리오 CEO는 공지에서 “인터넷에는 성인 콘텐츠를 특징으로 하는 사이트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좋은 공동체 환경을 조성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며 “성인물 없이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도 텀블러에서는 아동 포르노와 같이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게시물은 허용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콘텐츠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