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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약, 미국 판매 신청… 단독 개발론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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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약, 미국 판매 신청… 단독 개발론 최초

입력
2018.11.26 16:30
수정
2018.11.26 2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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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에 있는 SK바이오팜 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경기 성남시에 있는 SK바이오팜 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SK가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뇌전증(간질) 신약이 미국 진출에 도전한다.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 물질 ‘세노바메이트’의 판매허가 신청서를 현지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약을 해외 기업과 협력 없이 미국에 허가 신청한 건 처음이다. 허가를 받으면 2020년 상반기 중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경쟁 약물로 꼽히는 ‘빔팻’은 미국에서 약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약 7조원 규모로 올해보다 12% 성장할 전망이다.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의 신경세포가 흥분해 발작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벨기에 제약사 UCB의 빔팻과 브리비액트, 일본 에자이의 파이콤파, 미국 선오비언 파마슈티컬스의 앱티옴 등이 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잘 듣지 않는 환자들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이런 ‘미충족 수요(Unmet needs)’ 환자들에게 도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세한 작용 기전은 다음 달 초 미국뇌전증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에 있는 SK바이오팜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경기 성남시에 있는 SK바이오팜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K바이오팜 제공

SK가 세노바메이트 개발을 시작한 건 2001년부터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FDA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 진행했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23개국 2,400여명 대상 임상시험도 마쳤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신약 개발 도중 다국적제약사나 외국 바이오기업과 협력 계약을 맺는다. 해외 임상시험 절차가 워낙 까다로운 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SK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그룹 차원의 투자와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다. 1993년 바이오에 첫발을 디딘 이후 SK㈜ 소속이던 신약개발 부서를 2011년 SK바이오팜으로 독립시켜 차근차근 역량과 규모를 키웠다. 그 결과 SK바이오팜은 16개 신약후보 물질에 대해 FDA의 임상시험 승인을 얻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이 가운데 8개는 임상시험이나 판매허가 신청이 진행 중이며, 나머지는 지연되고 있다.

SK는 자회사 SK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원료의약품 사업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엔 아일랜드에 있는 다국적제약사 BMS의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올 7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업체 앰팩(AMPAC)을 인수했다. 세노바메이트가 허가를 받으면 이들 공장을 운영하는 SK바이오텍이 원료 생산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연구개발과 임상, 생산, 판매까지 의약품 사업 전 과정을 독자 수행하는 종합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SK바이오팜은 기대하고 있다.

SK의 행보는 역시 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삼성과 대비된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과 함께 삼성은 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장치산업’이라고 불리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과 복제약 개발에 뛰어들어 단숨에 업계 선두에 올랐다. 원천기술을 확보하기보다 기존 ‘블록버스터’ 약들을 복제해 선진 제약사들을 추격했다.

김민호 기자
김민호 기자

반면 SK는 10~20년씩 걸리는 전통적 신약개발 방식을 고수해왔다. 업계에서는 두 대기업의 바이오 전략 향방에 여느 때보다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앞으로도 중추신경계뿐 아니라 암을 비롯한 여러 난치병 치료제 개발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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