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ㆍ해직자 문제 해결을” 靑 방향 행진하다 경찰과 대립
정부의 사회적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2일. 민주노총은 이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는 불참한 채 청와대 주변에서 ‘장외 투쟁’을 펼쳤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은 제각기 비정규직과 해직자 등의 문제를 들고 청와대를 찾았다.
민주노총 산하 한국잡월드분회(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잡월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직접고용 지원서를 제출하겠다면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막혔다. 비정규직인 잡월드 직업체험강사 140여명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사측이 자회사를 통한 고용을 주장하자,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자회사 입사원서를 쓰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직접고용 지원서를 원청인 잡월드 측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날부터 청와대 앞에서 42명의 조합원들이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집회가 금지돼 있는 청와대 반경 100m이내로의 접근을 막으려는 경찰을 향해 “대통령에게 지원서만 내려는데 왜 막느냐”면서 “우리가 칼을 들거나 누구를 때리기라도 했나”고 고함을 치며 저항했다. 큰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단식 중인 조합원 2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잡월드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다.
오후에는 또 다른 민주노총 산하 단체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간부들이 2004년 총파업으로 해직된 136명의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60여명의 본부장급 간부들이 열 걸음을 걷고 한번 아스팔트에 엎드리면 200여명의 지부장들이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청와대 앞에 도착한 이들 중 본부장 18명은 삭발 투쟁을 벌이며 문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공노 설립신고가 받아들여지면 해직자를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전공노는 올해 3월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제외해 합법노조로 인정받았다. 최현오 전공노 사무처장은 “노동존중의 첫 걸음은 해고된 노동자를 현장에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의, 공정, 평등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choikk99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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