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국정운영 다잡기 나서… 전날 반부패정책협의회 이어 국정과제 위원장 등과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대통령 직속기구 및 자문기구 위원장들을 청와대 집현실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하루 전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연 데 이어 이틀째 도시락 오찬 회의를 진행하며 국정운영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포용국가와 포용적 성장론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국정과제를 설계했다면 이제는 국정 성과를 정부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구현자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ㆍ사회정책을 통합한 장기 국가발전전략인 ‘국가 미래비전 2040’ 수립 작업도 본격화한다.
문 대통령은 조선 세종 때 집현전에서 따온 집현실 이름을 설명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국정과제위원장들, 국가자문위원장들을 한자리에 모시니까 집현실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부합되는 것 같다”고 했다. 회의에는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각 위원회 추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은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각 위원회가 국정과제의 큰 지도를 그려줬다”며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그 지도에 따라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출범 이후 정의로운 나라의 토양 위에 번영의 나무를 심고자 노력해왔다”며 “그 비전이 국민 삶 속에 뿌리내리고 열매 맺어야 소수만이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나누는데, (그것이) 포용성장, 포용국가”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포용적 성장, 지속가능발전, 사람 중심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이것이 대한민국에서만, 문재인 정부에서만 특별한 가치로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전세계가 함께 하는 고민이고, 우리가 제대로 해내고 성공시킨다면 오히려 전세계에 제시할 수 있는 모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면서 논의를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며 “저성장ㆍ양극화 등 경제현상은 전세계가 겪는 현상으로, 기존 성장 방법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위한 확장재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2019년도 예산안은 순수하게 우리가 짠 예산으로, 우리의 생각과 구상의 실현”이라며 “신속히 집행해서 국민 앞에 성과를 보여드려야 한다. 자신감 있게 일하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18년도 예산안은 2017년 초 박근혜 정부에서 초안을 짰기 때문에 2019년도 예산안이 문재인 정부가 순수하게 짠 첫 예산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뿐 아니라 미국을 빼놓고 다른 나라도 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고,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다른 나라의 상황을 같이 보면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말씀이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설계를 하며 1년 7개월이 지났고 내년에 3년차로 들어가면 결실을 맺어야 하니 열심히 일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해구 위원장은 회의에서 “포용과 평화의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겠다”며 국가미래비전 2040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혁신적 포용국가의 비전을 밝혔다. 여기에는 포용적 성장, 포용적 사회, 포용적 민주주의 등의 가치가 포함된다. 이와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비전도 함께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t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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