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네 번째 정상회담 “2차 북미회담 성공” 협력 다짐
아세안 등 일정 마치고 귀국… “김은영 국장은 긴급상황 넘겨”
문재인 대통령이 엿새간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을 잇따라 만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정상급 외교 활동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APEC 참석을 위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히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관련 “일이 이뤄지는 데는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가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올해 한반도에서 전인미답의 평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더욱 긴밀히 공동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며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 데 입장이 비슷하다”고 답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방한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내년 방한 의사와 함께 김 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방북 계획도 소개했다. 두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미세먼지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한국전 참전 중국군 유해 송환 사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해외 순방 결과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내년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며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다자주의와 개방적 무역환경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설파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8일 APEC 본회의 연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은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고 디지털화의 진전이 사회적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APEC 디지털 혁신 기금 창설’을 제안했다. 또 “우리 정부는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 심화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다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채택했다”며 포용국가 비전을 소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수현 정책실장이 포용국가의 완전한 정책틀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분들이 염려해 주신 덕분에 김은영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초기 긴급상황을 넘겼다고 한다. 무사 귀환을 바라 마지 않는다”고 했다. 또 “외교무대에 대통령만 보이지만 많은 공무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바탕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고 덧붙였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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