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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北미사일기지’ 공개 압박, 북핵 협상에 악재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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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北미사일기지’ 공개 압박, 북핵 협상에 악재되지 않아야

입력
2018.11.1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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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0여 군데 비밀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이 이미 파악한 내용으로 새로울 게 없다”는 청와대의 진화에도 불구,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흘린 정보일 수 있지만 장기 교착 국면에 빠진 북핵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인공위성 판독 결과라면서 북한이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등 13곳에 ‘미신고 미사일기지’를 운용 중이라는 관측 보고서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는 CSIS 보고서를 인용 보도하면서 “북한이 엄청난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논평했으며, 북한이 16개 비밀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민주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2차 북미 정상회담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까지 나왔다. 중간선거 이후 대북 압박 공세를 강화하던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제재의 고삐를 더욱 옥죄라는 우군의 지원이나 다름없다.

삭간몰은 2016년 3월 북한이 사거리 500km 정도의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 곳으로, 한미 군사 정보 당국이 이미 주시하고 있던 시설이지만 구체적 사진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핵∙미사일 리스트의 일부가 구체적으로 공개됐다는 점에서 미국 당국의 정보 유출 개연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해당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다 북미 양측이 미사일 기지 폐쇄 등 비핵화 조치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와중이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비핵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의 의도는 더욱 분명해진다.

문제는 미국의 압박 카드가 북한의 반발만 부추겨 북핵 협상의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북 압박이 강해질수록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복귀하겠다는 북한의 위협 수위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둔 기 싸움이 북미 양측의 신뢰를 허무는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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