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이번에는 화산이 분화했다. 팔루로부터는 북동쪽으로 600㎞ 가량 떨어져 있어 구조ㆍ구호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또다른 자연 재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1,400명을 넘어섰다.
3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 섬 동북부의 소푸탄 산이 분화했다. 당국은 화산재와 용암 분출에 대비해 정상 중심 남서방향으로 6.5㎞ 이내 진입을 제한했다. 화산 주변 마을들이 화구로부터 7.5~9㎞ 가량 떨어져 있으며, 이들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날부터 팔루행 항공기를 띄우기 시작한 다잘루딘 고론탈로 공항과는 200㎞ 가량 떨어져 있어 항공기 운항에는 지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진과 쓰나미 발생 엿새째를 맞은 3일 사망자 집계가 1,400명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이번 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가 1,407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아직도 구조팀이 접근하지 못한 지역이 많아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속속 도착하는 구조 장비와 외부 인력 덕분에 구조ㆍ구호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이동통신사 텔콤은 술라웨시 피해 지역에 무료 통화와 문자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구글은 149억루피아(약 11억원)를 지원키로 하는 등 기업들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 정부도 100만달러(약 11억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키로 하는 등 세계 각국도 피해 구호에 나서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긴급 지원이 필요한 이재민을 어린이 수만명을 포함해 20만명으로 파악했다. 파손된 가옥은 6만6,000여채로 집계됐다. 옌스 라에르케 OCHA 대변인은 “현장에서 구조ㆍ구호팀들은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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