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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키우고 반대파 내쫓고… 아베 영향력 더 키운 개각ㆍ당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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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키우고 반대파 내쫓고… 아베 영향력 더 키운 개각ㆍ당직개편

입력
2018.10.03 15:33
수정
2018.10.03 21: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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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개각을 단행한 아베 신조(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가 2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새로운 각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연합뉴스
2일 개각을 단행한 아베 신조(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가 2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새로운 각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일 단행된 내각과 자민당 당직개편을 통해 퇴임 후에도 측근들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후계구도 구축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내에서 ‘포스트 아베’ 주자군 가운데 자신을 지지한 인물을 적극 밀어주는 한편, 지난달 총재 선거에서 예상 외 선전으로 차기 주자로서 존재감을 확인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에 대한 견제 포석도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각료 중에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장관을 유임시켰다. 당 4역 중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을 유임시켰고 총무회장에 자신의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후생노동장관을 기용했다. 아베 총리는 그간 ‘포스트 아베’와 관련해 “리더는 스스로 자란다”면서 후계구도를 마련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혀 왔다. 하지만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 “가토 총무회장을 기시다 정조회장과 고노 외무장관과 경쟁시키고, 이시바 전 간사장에 대항하는 ‘포스트 아베’로 키우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분석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의 유임도 당 총재선거 불출마를 통해 아베 총리의 지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경제재생장관은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전 세대를 위한 사회보장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아베 총리가 다케시타(竹下)파인 가토 총무회장과 모테기 장관을 중용한 것은 총재선거 당시 자신과 이시바 전 간사장 지지로 갈린 다케시타파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아베 총리가 ‘포스트 아베’ 주자로 주목한 인사들이 모두 총리가 속한 파벌인 호소다(細田)파가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가 퇴임 후에도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자민당의 ‘젊은 피’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의원과 다케시타파가 차기 총리 주자로 밀고 있는 오부치 유코(小渕優子) 전 경제산업장관 등은 입각 대상에서 밀려났다. 두 사람 모두 지난달 당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투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편 신임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일본 신임 문부과학상이 19세기 메이지시대에 만들어진 ‘교육칙어’의 현대적 재활용을 언급,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교육칙어의 기본적 내용을 현대적으로 정리해 가르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칙어는 1890년 ‘신민(臣民·국민)에 대한 교육의 근본이념’으로서 만들어진 것으로 국민이 일왕에 충성해야 한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 일본 패전 이듬해인 1946년 연합군최고사령부(GHQ)가 폐지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는 “교육칙어는 전체적으로 군사ㆍ교육 등 다양한 역사적 ‘부(負)의 유산’으로 인식된다”고 지적했다.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辻元清美)국회대책위원장도 “옛날이었으면 그 한마디로 바로 해고”라며 “아베 총리도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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