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지게차자격증는다-박구원기자 /2018-10-03(한국일보)

20대 청년들이 지난해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은 ‘지게차운전기능사’였다. 최근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정보처리기사’를 제쳤다. 고용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즉시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30대, 50대, 6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취득한 종목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나타났다. 10대(전기기능사)와 40대(한식조리기능사)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20대에서는 내내 1위 자리를 지켰던 '정보처리기사' 취득자 수가 총 6,370명으로 3위로 떨어지고, 지게차운전기능사(1만661명)가 선두로 올라섰다. 지게차는 산업현장에서 화물을 실어 옮기는 특수차량이다.

그간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려는 중장년층이 도전했던 지게차 운전에 청년들이 뛰어든 배경에는 극심한 취업난이 있다. 공단 관계자는 “정보처리기사는 지난해부터 일부 지방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이 폐지되면서 순위가 다소 낮아졌다”며 “지게차는 애초부터 가산점 등 다른 혜택 때문이 아니라 실용적 목적으로 취득하는 자격증으로, 장비 조작이 다른 중장비에 비해 비교적 쉽고 산업 현장에서 인력 수요가 적지 않아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게차운전기능사는 건설현장뿐 아니라 제조업, 유통ㆍ물류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쓰인다는 점 때문에 청년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에 위치한 대학의 공과대학을 졸업한 이민찬(28)씨는 “제조업 쪽 취업을 준비 중인데,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니 지게차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여러모로 편하다고 해서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20대 청년들은 이외에도 남성은 전기기사(5,880명) 위험물산업기사(4,209명)를, 여성은 손톱손질을 하는 네일미용사(4,914명) 피부미용사(3,552명)를 많이 취득하는 등 당장 일자리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공단 관계자는 “신규 취업연령인 20대가지게차운전기능사를 비롯해 실용적인 자격증에 몰린 것은 일자리가 줄어든 취업시장의 단면”이라고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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