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선전 매체 메아리 21일자 기사 캡처.

북한이 최근 남한 보수 인사들의 근황을 언급하는 횟수가 부쩍 잦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정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평가를 내놓는 것은 물론 보수 정당들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방적 비난에 가까운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단골 손님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13지방선거 기간 홍 전 대표에 대한 수십건의 기사를 집중적으로 쏟아낸 바 있다. 이후 잠잠하던 북측은 홍 전 대표의 귀국 소식에 다시 한번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21일 ‘정신병자의 귀환’이라는 극단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걸고 홍 전 대표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보도했다. 홍 대표가 귀국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반응이 나온 것은 북 언론이 남한 보수 정치권에 갖는 관심의 정도를 나타낸다. 다만 해당 기사는 ‘기사’라고 할 수 없을 수준의 욕설들로 홍 전 대표에 대한 일방적 평가를 이어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간 북측은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황 전 총리를 간단히 언급하는 수준으로 다뤘다. 그러나 남한 보수 리더 자리가 무주공산이 되면서, 황 전 총리 주가가 급부상하자 본격적인 비판 기사가 등장했다. 발단은 황 전 총리가 최근 가진 출판기념회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7일 ‘특급공범자, 군사깡패인 황교안은 적페청산대상’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교안으로 말하면 박근혜역도의 공범자 중의 특급공범자이며 적페청산투쟁의 첫 번째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무성 의원도 등장했다. 지난해 대선과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 이후 궤멸에 가까운 위기 상황에 접어든 보수 정당의 현실을 언급하면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잔명부지를 위한 보수대통합 놀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남조선의 보수야당들이 보수대통합을 시도하며 정계개편에 나서려 하고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신문은 김 위원장과 김 의원에 대해 “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병준과 김무성이 앞장에서 보수대통합을 떠들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상 대세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기생해온 정치매춘부들의 새로운 짝짓기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이 남조선 각계의 평”이라고 혹평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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