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시간을 보냈다. 4ㆍ27 정상회담 당시 안면을 튼데다, 음악을 전공했다는 공통점까지 지닌 두 사람은 평양 시내 일정을 수행하는 내내 다정한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찾은 김정숙 여사는 방북 첫날인 18일 오후 3시 3분쯤 문수구역에 위치한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했다. 옥류아동병원은 북한 최대 어린이 종합병원으로, 북한 당국이 세계적인 의료수준을 보유했다고 자랑하는 곳이다. 김 여사보다 30분 전쯤 먼저 도착한 리설주 여사는 병원 내부에서 대기하다 김 여사를 맞았다.
두 여사는 나란히 걸어가며 병원 내부를 둘러봤다. 유송화 대통령비서실 제2부속비서관과 김성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밀착 수행했다. 김 여사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기 어려운 환아를 위해 마련된 공간을 찾아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고, 놀이방에서는 갓난아이의 볼을 만지는 등 특유의 친근성을 발휘했다.
두 여사의 다음 행선지는 대동강구역에 있는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이었다. 북한 최고의 음악ㆍ예술인 양성기관으로 꼽히는 이곳에서는 리종오 작곡가 등 걸출한 음악가들이 다수 배출됐다. 이들을 수행한 최태영 음악종합대학 총장을 향해 김 여사는 “등록금은 얼마에요?” 등 질문을 하기도 했다.
두 여사는 이어 대학 내부에 있는 음악당 객석에 나란히 앉아 오케스트라 공연을 약 20분간 관람했다. 남북 퍼스트레이디는 공연 중간 귓속말을 하는 등 다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리는 하나’라는 곡이 나올 때는 나직이 따라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4월 판문점에서 열린 첫 번째 정상회담에서 만난 적이 있는 두 여사는 음악을 전공했다는 공통분모로 더욱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숙명여고, 경희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결혼 전까지 서울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리 여사도 인민보안성 산하 조선인민군내무군 협주단을 거쳐 은하수관현악단 독창가수로 활약했고, 결혼 뒤에도 모란봉악단 결성, 삼지연관현악단 창설 등 북한 음악 분야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사의 화기애애한 모습은 평양 순안공항에서도 포착됐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문 대통령 부부의 공항 영접을 한 리 여사는 비행기에서 내린 김 여사와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눴다. 남색 투피스와 흰색 투피스를 각각 착용한 리 여사와 김 여사의 얼굴에는 대화 내내 미소가 가득했다. 북한 인민군을 사열할 때도 두 여사는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신은별 기자ebshin@hankookilbo.comㆍ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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