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은 30분 안에 뚝딱, 선물도 1시간 안에 총알배송.’
여유롭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맞이해온 명절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신속하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추석을 10여일 앞둔 12일 유통업계의 두 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오토바이 선물 배송, 명절 간편식 상차림 서비스를 나란히 들고 나왔다. 1, 2인 가구 증가와 여가시간 증가 등 생활 상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온 유통업계가 이번에는 명절 문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이날 추석 차례상과 손님맞이에 필요한 음식 50여 가지를 가정에서 손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제수음식 사전예약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동그랑땡과 쇠고기잡채, 갈비찜, 꼬치산적, 녹두전 등 5가지 음식을 차례상과 성묘에서 각각 사용할 수 있도록 2팩씩 나눠 포장한 ‘추석맞이 큰상세트’와, 여기에서 꼬치산적 대신 생선전을 추가한 ‘추석맞이 한상세트’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음식 세트는 같은 구성으로 한 전통시장(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5일 발표 기준 23만2,000원)과 대형마트(32만9,000원)의 추석 상차림 비용과 비교했을 때 30~40% 저렴하다고 롯데슈퍼는 설명했다.
세트 상품 말고도 조리가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동태전, 해물동그랑땡, 고사리볶음, 도라지볶음 등은 개별 판매한다. 롯데슈퍼는 오는 21일까지 이들 음식 판매 사전예약을 받고 추석 하루 전날인 23일까지 전국 각 지역으로 직접 배송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에서 유명 ‘맛집’과 요리사들의 비법이 담긴 음식으로 구성된 간편 상차림 선물세트를 오는 23일까지 선보인다. 4인 가구 기준의 이번 선물세트는 간장게장, 마른 굴비 등과 함께 손질된 채소, 양념 등을 담아 별도 손질 없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냉장 상태로 배송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리아의 배달 오토바이를 이용해 추석 선물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이색 서비스를 13일 시작한다. 오는 22일까지 10일간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인근 2㎞ 이내의 주문에 한해 이 같은 연계 서비스를 진행한다. 류민열 롯데백화점 경영지원부문장은 “이번 3개 점포에서 시범운영 후 점차 진행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토바이로 배송 가능한 선물의 크기가 제한돼 있어 이번 서비스에서 배송하는 품목은 정육 선물세트로 한정된다.
조수경 롯데슈퍼 온라인부문장은 “최근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경향이 퍼지고 있다”며 “유통업계의 새로운 서비스가 명절 음식 준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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