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평양서 2박3일 정상회담
남북연락사무소 이르면 14일 개소
金위원장 “동시행동 원칙 준수 땐
좀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 용의”
文대통령 “기대보다 훨씬 좋은 성과
트럼프 “우린 비핵화 함께 해낼 것”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일 평양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5일 방북했던 대북 특사단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임기가 사실상 끝나는 2020년까지는 한반도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대화 진전이라는 쌍끌이 전략이 성과를 거둘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대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대북 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과 북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정상회담에서는 판문점 선언 이행과 성과 점검 및 향후 추진 방향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및 공동 번영을 위한 문제,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지난 4월 27일, 5월 26일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 대통령의 평양행도 2000년 김대중,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포함해 세 번째다.
남북은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방안을 협의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상호 신뢰 구축, 무력 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 또 특사단은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정상회담 개최 전에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르면 14일 개소식이 열릴 전망이다.
특사단은 특히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북미 협력 의사도 확인했다. 정 실장은 “북한은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할 용의와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신뢰의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 70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남았고, 2020년 11월에 (대통령) 선거니까 그때까지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김 위원장이)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시간표를 공식화 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 이행위원회를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로 전환하고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 “특사단 방북 결과는 정말 잘 됐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갖게 됐고, 그와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그것을 위한 북미대화도 조금 촉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9월 말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측 반응이 뜨뜻미지근할 경우 난관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에서 양보 의사를 밝혔음에도 미국이 요구 수위를 계속 높여갈 경우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 실장은 이날 오후 8시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방북 결과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변함 없는 신뢰를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우리는 (비핵화를) 함께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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