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녀로 돌아간 엄마를 본 적이 있던가. 한때는 엄마도 지금의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을 외치듯 누군가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던 갈래머리 여고생이었다. 엄마와 함께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조용필을 만나고 온 2018 미스코리아들이 새삼 알게 된 사실이다.
이번 [미코★톡톡]은 지난 1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던 ‘2018 조용필 & 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 땡스 투 유(Thanks To You)를 관람한 2018 미스코리아 모녀들의 사랑 가득 수다 한마당을 소개한다.
▶ 꿈 같은 무대, 모녀를 사로잡다
김계령(이하 김) : 엄마는 콘서트장의 요란한 분위기가 낯설지 않으셨어요?
홍유림(이하 홍) : 낯설기는! 터지는 폭죽과 환호에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 정말 신나게 놀았어. 심지어 우리 좌석이 조용필 팬클럽 바로 옆자리였잖니! 안 놀면 혼나겠더라. (웃음)
HI : 계령씨 어머니와 수현씨 어머니는 리듬에 몸을 맡기는 모습이 꽤 자연스러우시던걸요.
송은주 : 무대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조용필씨가 코 앞으로 다가오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줄 알았어요. 이 나이에 어디서 떼창을 해 보겠어요. 정말 뭉클하더라고요.
송수현 : 기억을 더듬어 보니 어렸을 적 가족여행 중 차 안에서 조용필 아저씨 노래를 많이 들었던 것같아요. 엄마가 노래를 따라부르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킥킥대고 있었는데, 어느새 저 역시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더라고요. ‘모나리자’의 ‘정녕 그대는 나의 사랑을…’ 대목에서요.
박채원(이하 박) : 유학 생활을 오래 해 실은 조용필씨 노래를 잘 몰라요. 가장 최신곡인 ‘바운스’ 정도나 알까요. 그런데 공연 마지막까지 ‘바운스’를 들려주시지 않아 내심 섭섭하던 차에 앙코르 무대의 엔딩곡으로 ‘바운스’가 나오는 순간 정말 무대로 뛰어갈 뻔 했답니다. 너무 좋아서요.
이연우(이하 이) : 공연 내내 전 탄성만 연발했어요. 변함없는 노래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 2시간 넘게 무대를 누비는 체력에 모든 영광을 팬들에게 돌리는 겸손한 성품까지, 그 분을 왜 ‘가왕(歌王)’이라고 부르는지 그제서야 알겠더라고요.
홍 : 채원이 어머니나 수현이 어머니나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저희 나이에 ‘열정’을 계속 품고 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조용필씨는 여전히 ‘열정’ 그 자체였어요. 객석 구석구석을 찾아가 눈을 맞추려 하고, 목이 터져라 노래하는 모습에서 눈물이 날 만큼 감동이 밀려왔어요.
▶ 한마음이 된 엄마와 딸
HI : 모두들 어떠셨어요? 뭔가 느끼신 표정이세요.
홍 : 잘 보셨어요. 조용필씨의 노래를 들으며 젊은 시절이 떠 올라 울컥하고, 울컥하는 제 모습이반가웠던 시간이었어요. 조용필씨처럼 딸 계령이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스코리아로 남들에게 오래오래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길 희망하게 됐습니다.
김 : 왠지 어깨가 무거워지는걸요. (웃음) 엄마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송은주 : 여전히 꿈꾸는 기분이네요. 오늘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 그 이상이었어요. 조용필씨를 보며 다시 삶의 용기를 얻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런 시간을 수현이가 함께 해 줘 더 뿌듯하고 감사하고요.
송수현 : 와! 여장부같던 우리 엄마가 이렇게 ‘소녀소녀’해 보이긴 처음이네요. (웃음) 엄마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귀한 자리였어요. 저 역시 조용필씨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미스코리아로 남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 : 성인이 된 딸의 손을 잡고 콘서트장에 와 본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채원이가 미스코리아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울 수 있었던 교육의 자리이기도 했던 것같습니다. 조용필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박 : 바쁘단 핑계만 대고 지금까지 엄마와 뭐했나 싶어요. 앞으론 엄마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더 자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왕’ 조용필!
조성준 기자 when914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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