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덕수고는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강전에서 인천고를 5-3으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덕수고는 충훈고를 10-3(7회 콜드게임)으로 완파한 봉황대기 최다 우승팀 천안 북일고와 2일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덕수고는 2-2로 맞선 8회초에 치명적인 실책으로 경기를 그르칠 뻔 했다. 2사 1ㆍ2루에서 덕수고 투수 장재영(1년)이 인천고 1번 백재혁(3년)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타구를 잡은 3루수 맹주호(3년)가 1루에 송구 실책을 했다. 이 때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3루에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김태호(2년)는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패배 직전에 몰린 덕수고는 8회말 2사 후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4번 노지우(2년)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5번 정현승(2년)의 내야 땅볼을 상대 2루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후 6번 김태호 타석 때 인천고 투수 백승건(3년)이 폭투를 했고, 2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 들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3루에선 김태호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결승 3루타를 쳤다. 3루에 안착한 김태호는 안도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후속 타자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자 김태호는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인천고는 2아웃까지 잘 잡고도 아웃 카운트 1개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2루수 실책이 뼈아팠다.
앞서 열린 8강전에서는 북일고가 웃었다. 북일고는 경기 초반 충훈고 선발 박철우(3년)에게 끌려 다니며 고전했다. 1회말과 2회말 연속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반면 충훈고는 3회초에 2점을 선취하며 이변을 예고했다. 또 북일고가 3회말 2-2 균형을 맞추자 5회초에 김대원(2년)이 상대 투수의 폭투 때 홈을 밟아 다시 앞서갔다.
하지만 북일고는 6회말에 마침내 폭발했다. 3번 고승민(3년)이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고 5번 임종찬(2년)의 1타점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6번 한동윤(3년)이 역전 적시타를 쳤다. 이후 1점을 추가해 5-3으로 전세를 뒤집은 북일고는 7회말 한동윤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봉황대기 4강전은 대구고-대구상원고(2일 오후 3시), 북일고-덕수고(2일 오후 6시)로 펼쳐진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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