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동산고 타선 2안타 묶고
3점차 승리 8강행 “충훈고 덤벼”
1980년 첫 우승 포함 5회 정상에
프로구단 스카우트들 인정한 실력
올해 전국대회 부진 씻을 기회로
봉황대기 최다 우승 팀은 5차례 정상에 등극한 천안북일고다. 1980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87년, 1999년, 2002년, 2009년 초롱 봉황을 품었다. 2013년과 2014년에도 2회 연속 4강에 올라 강 팀의 면모를 유지했지만 이후 대회에서는 상위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올해는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대권을 노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서도 주요 전국대회에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던 북일고가 마침내 인연이 많은 봉황대기에서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할 기회를 잡았다.
북일고는 3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서 동산고를 5-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북일고의 8강전 상대는 충훈고다. 이종호 북일고 감독은 “올해 전력만 볼 때는 ‘빅 3’ 안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생했다”면서 “이제 점점 팀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봉황대기 우승 트로피를 한번 들어올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우리는 8강이 아닌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며 “대진운도 따라주는 편이라 선수들이 방심만 안 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일고 5-2 동산고
북일고의 막강한 투수력이 돋보였다. 북일고는 마운드에 오른 투수 5명이 동산고 타선을 2안타로 묶었다. 선발 신지후(2년)가 3이닝 1실점, 두 번째 투수 유지성(2년)이 2⅔이닝 1실점을 했고 이어 등판한 김정원(3년), 최재익(3년), 최장혁(3년)이 나머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45개를 던져 하루 휴식을 취해야 하는 신지후를 제외하고 모두 투구 수를 30개 이하에서 끊어 1일 8강전에도 등판할 수 있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1-1로 맞선 4회초 1ㆍ3루에서 1타점 2루타를 친 박준석(3년)이다. 동산고는 2-5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권기영(3년)이 내야 땅볼로 잡힌 것이 뼈아팠다.
인천고 8-4 동성고
인천고가 시즌 2관왕에 도전하는 청룡기 우승팀 광주 동성고를 따돌리고 8강에 합류했다. 1회초에 먼저 2점을 주고 불안하게 출발한 인천고는 2회말 안타 8개를 몰아치는 등 타자 일순하며 대거 7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3회말에도 4번 유상빈(2년)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보탠 인천고는 7회초에 선발 김병수(3년)가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흔들렸고, 이어 등판한 박시후(2년)도 볼넷과 안타를 맞아 2실점하자 에이스 백승건을 투입했다.
SK에 1차 지명된 백승건(3년)은 위기 상황에 흔들리지 않았다. 2⅔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다. 7회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고, 8회초는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임형원(2년)에게 공을 넘겼다. 백승건은 투구 수를 28개에서 끊어 이튿날 8강전에도 연투할 수 있다.
인천고는 타자들이 선발 전원 안타를 쳤고, 리드오프 백재혁(3년)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유상빈은 4번 타자로 3타점을 쓸어 담았다. 동성고는 선발 신희수(3년)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난타까지 당해 1이닝 7피안타 5실점(1자책)으로 일찌감치 물러난 부분이 아쉬웠다.
덕수고 6-5 야탑고
덕수고는 ‘디펜딩 챔피언’ 야탑고를 제압하고 인천고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매년 강호로 불렸지만 봉황대기에서는 2010년대 들어 2년 전 4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덕수고는 안타 5개를 치고도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6점을 뽑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0-3으로 뒤진 3회말 5점을 뽑아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고, 8회초에 2점을 내줘 5-5 동점을 허용한 뒤 맞은 8회말 공격에선 김태호(2년)의 결승 외야 희생 플라이로 승기를 잡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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