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끌어당겨 붙는 ‘레고 촉매’를 활용, 인공광합성의 효율을 10배까지 높인 기술이 개발됐다. 저렴한데다, 공정 방식도 간단해 상용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류정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다층박막적층 기법을 이용해 물속에서 인공광합성용 촉매를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사한 인공광합성은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수소ㆍ탄소화합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태양광과 광전극 등만 있으면 친환경에너지인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생성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문제는 광전극의 효율이 낮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광전극 효율 개선을 위해 시도된 방법들도 백금 등 고가의 촉매를 사용해야 해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전극 위에 양전하 물질과 음전하 물질을 서로 순서대로 쌓는 다층박막적층 기법을 도입했다. 상온의 물에 양전하를 갖는 고분자 물질 폴리에틸렌이민(PEI)과 음전하 성격의 저렴한 물 분해 촉매 폴리옥소메탈레이트(POM)를 각각 녹였다. 이후 광전극을 PEI→POM→PEI→POM 등 각 물질이 녹아있는 수조에 번갈아 담그며 촉매를 쌓았다.
연구진이 산소 생성을 위한 광양극(양극 성격의 광전극)에 촉매를 10개층, 광음극에 15개의 촉매 층을 쌓은 뒤 비교한 결과, 촉매가 없는 광전극에 비해 전환 효율이 약 1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층 형성법은 촉매 종류ㆍ양을 원하는 형태와 두께로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며 “물에 담그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존에 발생하던 전극 손상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그린 케미스트리’ 13일자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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